3화 자격증은 땄지만, 일자리는 없었다
시험에 합격하고 자격증이 도착했을 때, 가슴이 뭉클하고 벅찼다.
‘드디어 해냈구나.’
나이 예순에 이루어낸 결과였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제는 현실이라는 벽과 마주해야 할 시간이었다.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자격증을 손에 쥐고, 곧바로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다.
자기소개서도 밤을 새워 가며 열 번, 스무 번을 고쳐 썼다. 정성을 다해 나의 지난 삶을 담았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이력서를 300군데 넘게 보냈다. 정확히는 셀 수 없을 만큼 지원했다. 겨우 면접 연락이 온 곳은 다섯 군데 정도였다.
면접을 볼 때마다 느꼈다.
질문은 짧았고, 눈빛은 조심스러웠다.
“경력은 없으시고... 연세가 좀 있으신데 괜찮으시겠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체력 자신 있습니다. 책임감도 강합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대부분 똑같았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그제야 뼈저리게 느꼈다. 자격은 있지만, 기회는 없었다.
‘현장 경험 없음’과 ‘60세 여성’이라는 조건은 나의 능력보다 먼저 평가되는 현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의 한 요양병원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다.
망설임 없이 이력서를 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며칠 후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11월 7일 면접 보러 오실 수 있으세요?”
전화 너머, 병원 간호부장님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단단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었다며,
“열심히 살아온 분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환자들을 잘 돌봐줄 거라 믿습니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졌다.
면접 날은 긴장도 되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안했다. 질문도 많지 않았고, 분위기도 편안했다.
마지막에 간호부장님이 물었다.
“11월 9일부터 바로 근무 가능하실까요?”
나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대답했다.
“네.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간호조무사 직장은 지금 다니고 있는 이 요양병원이 되었다.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간호부장님이 나에게 주신 그 첫 기회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졌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느낀다.
나 같은 사람을 믿고 선택해 준 그 용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때의 한 줄기 희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