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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과 떨림 Jul 13. 2023

《잘하려는 마음을 그만두기를 잘했다》

평범한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못해도 괜찮다는 믿음이다.
-홈in홈 / 태수-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성격상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노오오오력을 해서라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어딨니?’라는 말을 듣고 자라서였을까? 하긴 그때만 해도 전 국민의 구호가 ‘I can do it(나는 할 수 있다!)’이었으니까, 그럴 만도 했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어!’라는 새빨간 거짓말이 유통되고 있지만, 이제 사람들은 더는 속지 않는다. 마음만 먹는 일이 자기 영혼을 갈아 넣는 일이라는 걸 알아버린 것이다. 날마다 마음만 먹으니 남아날 리가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십 중반에 접어들면서, 노력해서 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안 되는 일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 유명만 교수의 말처럼 ‘끈기’ 있게 할 게 있고, ‘끊기’ 해야 할 게 있더라. 그렇다고 포기에 마음을 빼앗겨 노력 무용론자로 전향한 건 아니다. 여전히 노력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다만 잘하되 기대한 만큼이 아니라 노력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더 기특하게 여기려고 한다.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그만두려는 유혹도 그만큼 강렬해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수록, 역설적으로 잘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 본래 있던 실력조차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그럴수록 잘하지 못한 내가 안쓰럽고 형편없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더 잘하려고 다시 노오오오력을 하게 되고, 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전보다 더 큰 열패감에 빠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아무리 등 떠밀어도 꿈쩍하지 않던 사람도, 자신이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일에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그런데 이걸 성과로 환산하거나 평가를 매기기 시작하면, 남들 눈치 보지 않고 계속하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내가 좋아서 하는 거라면,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하려고 한다.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고 말이다.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일치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제는 조금 안다. 그게 참 어렵다는 걸. 먹고사는 일 때문에 잘하는 걸 하면서 살지만, 정작 본인은 재미를 잃고 무미건조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좀 더 관대해지면 어떨까 싶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못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이젠 실력은 별로지만 무언가 좋아서 하는 사람을 보면, 이왕이면 좋은 마음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쉽게 포기해 버리는 세상에서, ‘좋아서’ 열심을 낼 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도 귀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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