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잘 계셨어요
그새 머리 많이 자라셨네요
제가 아버지 머리를 만진 지도
10년이 되어가고
저와 아버지를 닮은 아이들도
어느새 저만큼 커버렸습니다
아버지
아이들은 뭐가 좋은지
아버지 머리 위를 뛰어다니고
10년 경력의 엉터리 이발사는
올해도 아버지 머리에
땜빵을 만들었네요.
놀다 지친 아이들은
아버지 머리맡에 누워 잠이 들고
아내는 아버지와의 술상을 준비합니다
세월이 더해져 깊어지는 술처럼
그리움도 더욱 깊어집니다
술 한잔 받으시고 절 받으세요.
그래도 깎고 나니 새장가 드셔도 되겠어요
아버지
# 이 시는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10년이 지나 쓴 시입니다. 지금은 20년도 더 지났고 그때 산소를 뛰어놀던 아이들은 20살이 넘었습니다. 지금도 예초기를 돌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이제는 그 아이들이 저와 같이 예초기를 돌립니다. 시간이 더 많이 지났어도 아버님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고, 그리움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