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와 열정이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 두번째
지난 글(https://brunch.co.kr/@coachalbert/76)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말은 좋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 힘든 열정과 의지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우리가 이해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이용하자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행동을 위해서 필요한 주의력, 기분상태, 행동하는 것의 의미와 따르는 보상이라고 하는 세 가지를 다루어보았는데, 구체적으로 이것들을 어떤 식으로 세팅해야 의지와 열정이 없이도 쉽게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알아보죠.
1. 필요한 주의력을 줄이기.
우리가 익숙치 않은 언어, 또는 분야의 글을 읽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주의력은 상당히 높습니다.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와, 문장구조를 이해하는데 많은 주의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죠. 반대로 익숙하고 쉬운 글을 읽을 때는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 필요한 주의력이 매우 줄어듭니다. 주의력 비용이 줄어든 일을 표현할 때 '눈 감고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한국어에선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쉽게 자주, 잘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하는데 필요한 주의력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가장 우선적인 원칙은 그것을 '많이 해보는 것'입니다.익숙해지는 것, 양을 채우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저는 어떠한 주제를 가지고 A4용지로 수 장 정도의 글을 쓰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쉽습니다. 왜냐면 많이 해보았기 때문이죠.
문제는 내가 하려는 것을 많이 하기가 어려우니까 의지력이 약하다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이럴 때 사용하는 요령이 하려고 하는 일을 쪼개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쪼개서 연습해서, 익숙해지기입니다. 우리가 아는 단어를 볼 때 그 의미를 일일히 생각할 필요 없는 것 같이, 어떤 일을 할 때 하위요소들에 대해 일일히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열쇠입니다.
최근에 제가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간단한 앱을 만들어보았는데요. 처음 하려니까 뭐가 너무 복잡해서 시작할 엄두가 안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은 처음 몇 주간은 하나의 앱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단위, 어떠한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을 코딩해본다라는 수준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을 쪼개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진도를 쭉쭉 나가면서 만들고자하는 앱을 위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은 너무 힘들어서 그냥 하루에 2번,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유튜브 영상을 5분 정도 보고, 그 사이에 나온 개념을 코딩해보고, 오류 없이 돌아가는지 확인 해보는 것만 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두 가지에 익숙해집니다. 1. 영상에서 가르치는 코딩방법을 따라서 적용해보는 행위와 2. 영상에서 배운 프로그래밍 개념, 이 두 가지에 익숙해지는 것은 앱을 만든다는 커다랗고 매우 여러가지 요소로 구성된 행위 중 일부분에 익숙해지고, 전체적으로 필요한 주의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쪼개서 연습을 하다보니까 나중에는 앱을 만드는 전체과정이 조금 편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과정에서 아, 이게 뭐지, 어떻게 하는거지라고 생각할 필요없이 슥슥 넘어가집니다. 제 의지력은 처음이나 나중이나 약하지만, 제가 쪼개놓은 요소들에 익숙해졌기에 일이 훨씬 쉬워진 것이지요. 이것을 여러분의 맥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퇴근 후에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열정이 부족하신 분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 필요한 한 조각만 일단 해보는 겁니다. 100을 못하니 0을 하는 것 보다, 5를 쌓아가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퇴근 후 카페에 가서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와 내가 이 디저트를 온라인으로 판다면 어떤 카피를 사용하면 좋을까?" 하고 5가지 정도 카피를 생각해보고, 그 중 제일 괜찮은 것을 SNS 친구에게 사진과 함꼐 보내면서 반응을 살펴보는 것. 별 거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쌓여가면 온라인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주의력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게 돕는 '카피라이팅 모듈'을 뇌 속에 만들어주는 것이 됩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이렇게 하다보면 자칫, 내가 익숙한 부분에서만 머물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떠한 쪼개어진 단위가 익숙해졌다면 이제는 거기에 익숙치 않은 무언가를 약간 붙여서 다시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익숙한 것에 낮선 것을 더해서 해보고, 그것이 익숙해지면 다시 낮선 것을 더하는 것입니다.
하나 더 예를 들자면 내가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데 너무 엄두 안난다고 하죠. 그럼 처음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좋아하는 장면을 한 번 베껴서 써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거기에 머무는게 아니라, 내가 그 장면에 이어서 상상의 인물 등장시켜 조금 더 글을 써봅니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장면 10개에 내가 붙인 장면이 하나씩 있게 됩니다. 그것도 익숙해지면 이번에는 기존에 존재하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골라서 사건만 내가 만들어봅니다. 그것도 익숙해지면 좋아하는 소설의 장면과 사건을 가져오되 등장인물과 그들의 행동을 내가 만들어서 써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내가 장면도 만들어보고, 인물 만들어서 나의 소설을 써보는 것이지요. 아주 짧은 손바닥만한 길이의 소설 상관없으니 써서 사람들에게 내보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그러한 손바닥 길이가 서너개 붙은 소설을 써볼 수 있겠지요. 이렇게 내가 씹을 수 있는 단위로 일을 쪼개서 익숙해져 보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선 특별한 능력보단 그저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쪼개서 조금씩 익숙해져 보는 것입니다. 만약 쪼갰는데도 힘들다고요? 그럼 더 잘게 쪼개세요, 아니면 다음 편을 보세요.
다음 편에서 우리의 기분상태(Mood)에 대해서 다루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