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점심시간이 그리운 날이 있다

by 아마토르

점심시간이 시작됐나 보다. 집 앞 상가 앞으로 우르르 몰려나오는 사람들. 식당을 향해 걸어가다 길 끝에서 “이따 봐~” 하고 헤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저런 적이… 거의 없었지.”

아내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다. 노트북은 아내에게 양보하고, 나는 잠시 탱자탱자. 답답한 마음에 밖에 나왔다가 본 풍경이다. 오래된 기억이 튀어나왔다.


직장 다닐 때, 나는 점심을 잘 먹지 않았다. 아침도 거르고, 하루 한 끼는 오직 저녁만 챙겼다. 하루 한 끼 아내와 먹자.
점심시간은 내게 업무를 정리하거나 책을 읽는 시간이었다. 어느 다큐 프로를 본 후 배고플 때 먹자주의자가 되었고, 관리자가 되면서 부서원들과 밥을 먹고 밥값을 내거나 커피값을 내는 일이 종종 부담스럽기도 했다. 법카는 있었지만 법카를 관리하는 부서장으로서 점심 식사는 사적인 자리라는 생각이 강했던 시절이다.

가끔 회사 사람들과 식사 자리에 섞이긴 했다. 그때 나는 꼭 뭔가 한 마디를 했다.
“그때 그 일은 말이야..."
“커피? OO 씨가 사는 건 어때?”
돌이켜보면 따뜻함보단 정나미 떨어지는 말이 먼저 나갔다. 밥을 함께 먹는 일조차 업무의 연장처럼 대했다. 나 같아도 나한텐 식사하자고 안 했을 것 같다.

지금은 점심시간이 그리운 날이 있다.
그 우르르 나가는 풍경이 괜히 아련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와 아무 생각 없이 밥 한 끼 먹는 일이 그게 그렇게 중요한 줄은 몰랐다.

지금은 달라졌다. 하루에 두 끼, 세 끼를 먹는다고 구박을 받는다. 물론 시간은 배고플 때다. 하는 일은 줄었는데 배는 왜 자꾸 고픈 건지. 웃프다.

나 배고픈데 아내는 일에 빠져 있다. 건드리면 혼난다. 최고 존엄, 회장님은 일하다 실수하는 거 절대 용납 안 하시는 분이니까. 안방에 가서 쭈그리고 있어야겠다. 신경 쓰이는지 자꾸 쳐다본다. 쩝.


오늘도 溫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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