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 피우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당신의 발자국
주말 아침, 신발장을 열었습니다. 번쩍이는 구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거슬리는 녀석이 하나 있더군요. 뒤꿈치는 쭈글쭈글하게 구겨졌고, 흰색이었던 밑창은 누렇게 변색된, 3년 넘게 신은 제 러닝화였습니다. 브랜드 로고는 반쯤 지워졌고, 앞코에는 어디서 긁혔는지 모를 검은 얼룩이 훈장처럼 박혀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좀 없어 보이는 몰골이었습니다.
"그 운동화 좀 버려."
아내가 지나가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어, 알았어. 조만간 버릴게"라고 대답했지만, 선뜻 쓰레기통에 넣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운동화 밑창을 뒤집어 보았습니다. 안쪽보다 바깥쪽이 더 많이 닳아 있더군요. 제가 걸을 때 버릇을 이 신발은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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