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은 딱 이만큼만

50대에 배우는 '대충'의 미학, 그리고 80%의 법칙

by 아마토르

고백하건대 저는 지독한 미루기 대장이었습니다. 일명 꼼꼼함을 가장한 미루기. 브런치에 글을 하나 올리려고 노트북을 펴면 첫 문장을 쓰는 데도 엄청 망설일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검열관이 되어 글을 난도질하다 보면 결국 "에이, 오늘은 영감이 안 떠오르네"라며 노트북을 덮어버리기 일쑤였죠.

직장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데드라인까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밤을 꼴딱 새우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시죠? 결국 처음에 생각한 대로 해버리는 거. 이것을 '완벽주의'라고 부르지만, 심리학에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포장된 게으름'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제대로 안 할 거면,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이 무시무시한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법칙이 젊은 날의 제 소중한 시간을 발목 잡고 있습니다.


힘을 빼야 멀리 날아간다

골프 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비거리 욕심에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휘두르면 공은 여지없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거나 땅에 처박힌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그냥 툭 치자" 하고 힘을 뺐을 때, 공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까마득하게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는 골프를 쳐 본 적이 없어 모르지만 인생도 골프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 30대 때는 힘을 꽉 주고 살았습니다. 완벽한 OO이가 되기 위해 이를 악물었습니다. 하지만 50대가 된 지금은 압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으며, 완벽하려고 애쓸수록 나만 골병든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제는 인정합니다. 나는 단 한 번도 완벽했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요. 윗 연배 형님, 누님은 가소롭게 생각하겠지만 이미 제 체력은 예전 같지 않고, 깜빡깜빡 기억력도 흐려집니다. 아내와 대화는 "그 사람 누구야? 어디 나왔었는데..."가 단골입니다. 자연스러운 스무고개 파티. 이런 제가 지금도 완벽을 추구한다는 건, 낡은 엔진을 단 소형차로 F1 레이스에 나가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함이겠죠. 그리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충'하는 법을 익히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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