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야기 EP11
트위터의 최고 경영자가 바뀌었다! 사실, 그동안 미국의 거대 기업 트위터와 스퀘어, 두 회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잭 도시 (Jack Dorsey)를 한편으로는 존경하고, 또 한편으로는 안쓰럽게 생각했다. 마침내 트위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맨손으로 트위터를 만들고, 이를 16년 동안 운영해왔던 잭 도시는 이메일을 통해서 최고 경영자 자리를 내려놓는 3가지 이유를 트위터 전 직원들과 공유했다. 가장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새로운 최고 경영자 파라그 아그라왈 (Parag Agrawal)에 대한 잭 도시의 강한 믿음과 깊은 신뢰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잭 도시에 대해서는 잘 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운 트위터 최고 경영자로 임명된 파라그 아그라왈은 과연 누구일까? 그는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하루아침에 트위터 최고 경영자로 임명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Microsoft Research 그리고 Yahoo Research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였다. 그리고 2011년에 트위터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하고, 2017년에는 CTO 역할까지 맡았다. 트위터에서 10년을 넘게 근무해온 그는 마침내 CEO로 임명되었는데, 현재 그의 나이는 고작 37살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이해하고, 젊은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최근 대부분의 기업들이 세대교체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젊은 인재들을 기업의 얼굴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운 트위터 CEO 파라그 아그라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CEO로 되었지만,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그가 인도인이라는 것이었다.
오해하지 말자. 인종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종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에게서 배울 점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동안 전 세계 최상위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 경영자가 미국인에서 인도인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구글과 알파벳 CEO 선다 피차이 (Sundar Pichai),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Satya Nadella), IBM CEO 아빈드 크리슈나 (Arvind Krishna), 어도비 CEO 샨타누 나라옌 (Shantanu Narayen), VMware CEO 랑가라잔 라구람 (Rangarajan Raghuram), 그리고 이번 Twitter CEO 파라그 아그라왈 (Parag Agrawal)까지. 인도인의 글로벌 기업 CEO 점령은 어느새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놀랍게도 그들에게는 3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인도에서 태어났고, 인도에 있는 공과대학에 진학하여 전자/전기/컴퓨터 공학을 공부했고, 미국에서 석사, 학사, MBA 학위를 취득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모두가 너무 비슷한 커리어를 걸어왔기 때문에 적지 않게 놀랐다. 한때 IT/엔지니어 업계를 주름잡았던 동양인의 파워는 점점 더 조용하게 학교와 랩실에 머물고 있는 동안, 인도인들은 학교와 랩실을 박차고 나와 C-레벨의 자리를 향해 성큼성큼 올라오고 있었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을까?
미국 대학원 시절, 쓸데없이 잔뜩 부푼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첫 수업에 갔다. 강의실 문을 열자 너무나 익숙한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물론 엄청 대단한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5명도 안 되는 백인 남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국인과 인도인 학생들이 강의실에 앉아있었다. 공대를 졸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그때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에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옆의 친구와 통성명을 하고 있었다.
6인 1조 그룹으로 진행하는 실험 수업에서 우리 조는 나를 제외하고 모두 인도인 학생들이었다. 처음에는 인도 특유의 영어 억양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것을 하나도 이해할 수 없어서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었다. 다행히 그룹 수업이기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라도 실험 결과를 내게 공유해 주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그들의 영어를 이해할 수 있었고, 수업이 막바지로 향할 때는 서로 농담을 주고받기까지 하였다.
운이 좋게 대학원 첫 학기에 랩실에 조인할 수 있었다. 4명의 박사생들이 있었고, 내가 유일한 석사생이었다. 그들의 연구에 참여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들을 도와주는 사이에 나와 같은 연차의 인도인 여학생이 랩실에 조인했다. 이제 혼자서만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기쁨, 그리고 동기애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연구하는 분야가 달랐기 때문에 함께 프로젝트를 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밤늦게 까지 랩실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우리였다. 그렇게 그 친구와 밤새 연구하고, 이야기하고, 공부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
크리스: Renuka, do you want to puruse a Ph.D?
레누카: I don't know yet. I just like studying Antenna and designing them.
크리스: Oh, really? because I feel lost, and I don't even know what I'm doing.
레누카: WHAT? Really? You are the most hard-working person I have ever seen!
크리스: No, I'm just doing what they asked me to do, but I really don't think I am enjoying it.
레누카: You will be fine. I got you! I will apply for some companies if I would decide not to pursue a Ph.D. Right now, I don't know anything, but I need to finish this project.
대학원 시절 수업, 연구, 실험, 과제, 논문, 학회 등의 정말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운동을 하고 땀을 내면서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소중한 시간도 어느 순간 일에 치여 놓아 버렸다. 실험에서의 연속적인 실패와 지도 교수님의 논문 압박은 프로젝트에 대한 더 큰 압박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때마다,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함께 이야기를 했던 랩실 동기, 레누카. 그녀는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마침내 애플에 엔지니어로 입사하였다. 너무 좋은 소식이라 나도 모르게 새벽에 일어나 그녀와 영상통화를 했다.
대학원 시절 정말 많은 인도인 친구들을 만나보고, 함께 수업도 들어보고, 프로젝트도 진행해 보았다. 물론 호주 워킹홀리데이 시절에 인도인 진상 고객을 상대하면서 인도인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대학원에서 만났던 인도 친구들은 다행히 달랐다.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장점 3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대학원에서 만났던 인도 친구들 장점 3가지
1. 반드시 스스로가 이해할 때까지 토론과 질문은 멈추지 않는다.
인도 친구들과 프로젝트 과제를 하면 그들은 언제나 열띤 토론을 한다. 딱히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토론을 멈추지 않는다. 내가 맞고, 네가 틀렸어!라는 식의 토론이 아닌, 나의 주장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끊임없이 제시하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려고 한다.
강의실 밖에서 시작한 토론은 어느새 강의실 안에서 까지 이어지면서 이번에는 교수님까지 동참한다. 몇 번은 토론이 너무 길어져서 교수님이 수업 진도까지 포기했던 적도 있었다. 그들의 토론 사랑은 언제나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된다. 프로젝트 발표 또는 학회에서 대부분 인도 친구들이 서슴없이 발표자에게 질문하는 것을 자주 볼 것이다. 그들은 질문하고, 또 질문하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질문하는 것이 발표자를 위한 예의라고 생각할 정도로 질문을 많이 한다.
가끔은 수업 중에 너무 과하게 질문하는 모습이 눈살을 지푸릴 때도 있지만, 어느 순간 토론과 질문이 그들의 교육 방식이고 문화라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배워 나도 토론과 질문하는 방식을 활용해 보았다. 처음에는 한국 특유의 과한 예의와 쑥스러움 때문에 조금은 어색했지만, 상대방의 반응이 좋아지는 것을 보니, 오히려 더 신나게 토론하고 질문하고, 결국 주제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순간, 토론과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2. 시험 못 보면 어때? 다음 시험에서 잘 보면 되지!
인도도 한국과 같이 경쟁이 치열하다. 매일 실시되는 시험과 과제. 따라오지 못하면 낙오되는 무한 경쟁. 그 속에서 살아남은 친구들이 미국으로 유학 와서 그 경쟁을 이어가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인도 친구들은 시험 또는 경쟁에 대해서는 낙천적이었다.
한 학기에 3과목을 들으면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으려고 시험 기간에 날벼락 치기로 밤새도록 공부하고 과제하는 나와는 달리, 그들은 시험 기간에도 평소와 같이 적당히 공부했다. 물론 좋은 결과가 나올 때도 있지만,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와도 전혀 기가 죽거나 주눅 들어 있지 않고,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의 실수 또는 오류를 천천히 확인하고 다음번에 그 실수 또는 오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한국에서부터 언제나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더 집중했던 내게 그들의 모습은 새로웠다. 열심히 한 만큼의 결과를 받지 못하면 금방 실망해 버리고 좌절해 버리는 유리 멘탈을 조금씩 강화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조금씩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 이후부터 오히려 결과들이 더 좋아졌다. 틀려도 되고, 실수해도 괜찮다. 다만, 왜 틀렸는지, 어떤 실수를 했는지 다음을 위해 자세하게 이해해보자.
3. 우리의 모국어는 영어인데?! 물론 힌디어도 할 수 있고 :)
인도의 공용어는 힌디어다. 하지만, 힌디어만큼 영어도 많이 사용한다. 대학원에서 만난 인도 친구들은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석사, 박사, MBA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미국에서 공부할 때도 언어적인 장벽이 없다.
물론 그들의 영어에는 짙은 인도 특유의 억양이 묻어 있지만, 사실 실제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들의 영어 실력은 우리가 일컫는 "원어민급"이고, 그들의 발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확실히 영어가 가능하니, 질문도, 토론도, 그리고 자신 있게 자신의 주장도 펼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영어 실력 또한 엔지니어를 뛰어넘어 C-레벨의 직무까지 할 수 있는 훌륭한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대학원 캠퍼스를 걷다 보면 인도 친구들이 5~6명 그룹 지어 함께 다니는 것을 쉽게 본다. 오히려 한국인 또는 중국인들은 혼자 다닌다. 그만큼 인도 친구들은 같은 인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네트워킹을 잘하고 있었다. 네트워킹이라는 것이 단순히 통성명하고, 명함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공통의 관심 분야 또는 주제에 대해서 지루하지 않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이를 통해서 이후에 비즈니스로 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네트워킹의 목적이다.
학생 때는 네트워킹의 파급 효과를 느끼기에는 풀 (Pool)이 너무 작다. 하지만, 학위를 취득하고, 취직을 하고, 링크드인 계정을 만든 이후는 다르다. 그때부터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메시지와 제안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풀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공부뿐만 아니라 네트워킹도 잘하는 인도 친구들이 멋지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을 점령하는 인도 사람들 장점 3가지
1. 끊임없이 토론하고 질문하기
2. 긍정적이고 생각하고 낙천적으로 행동하기
3.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는 필수, 네트워킹을 위한 영어는 옵션
Good luck, Parag. Looking forward to your hard work for the stock price to rise!
행운을 빌어요, 파라그. 주가 상승을 위한 당신의 노고를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