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일주일
8월의 마지막주. 여름의 막바지에 서있다. 날은 여전히 뜨겁고, 여름의 프로젝트는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마지막 주에 몰려있는, 진행해야 하는 모임들과 프로젝트의 중간보고가 있던 한 주. 신기하게 마음은 꽤 여유롭다 생각했는데 몸은 온통 긴장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요가를 다시 시작하다
아주 오랜만에 요가원에 다시 등록을 했다. 저녁에 따로 시간을 빼는 건 몸도 마음도 여유롭지 않았는데 마침 사무실 근처 요가원에서 '점심요가' 반을 열어 한 번의 체험수업 후 바로 등록을 했다. 점심시간 중 35분의 수업. 근처 직장인을 대상으로 여는 소규모 수업이라 동작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는데 최근 운동을 따로 하지 못하던 나에게 딱 맞다. 어렵지 않은 동작에도 가끔은 숨이 가쁘고, 몸은 꽤 힘들어진다. '지속가능성'을 말하는 코치로서, 나의 웰빙과 지속가능성에 좀 더 신경을 더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감이라는 압박
맡고 있는 한 프로젝트에서 7~8월에 총 세 개의 마감이 있었다. 두 번째 마감을 겪으며 꽤나 큰 압박감을 느꼈고, 이번 한 주는 마지막 마감이 있던 주였다. 전날까지 별로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며 상황을 마주했지만, 마감일날에는 꽤나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상대는 도와주려고 내민 손길이, 나에게는 순서대로 하고 있는 과정을 흩뜨려놓는 것처럼 느껴져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무사히 시간에 맞춰 제출을 완료했고, 그 여파인지 주말에는 다른 것을 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깊어지는 연결
한 주의 대부분을 이 마감일에 온 힘을 쏟아낸 것 같지만, 그 와중에도 다양한 모임을 열거나 참여자로 함께한 순간들이 있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연민메이트 모임에서는 J님이 타로 카드를 뽑아주셨다. 내 카드는 '만개의 천사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는데, 그만큼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지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카드였다. 그 카드를 보며 새롭게 만난 발리에서의 인연들이 떠올랐다. 개별적으로 연락이 와서 함께 공부모임을 해보자거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 줌미팅으로 대화를 나누자거나, 또 언제든 이야기 나눌 상대가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도 받았다. 매일의 일상에서 물리적으로 함께 일을 하며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겠구나 싶다.
두 개의 모임을 열기도 했는데 두 모임 모두 참여자들 사이에서 이전과는 다른 한층 깊어지는 연결이 흥미로웠다. 안전한 공간,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연결감이 깊어지는 순간들을 목격한 것이다. 코치들의 네트워크에서는 코치들이 같은 고민을 공유하며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아시아 네트워크에서는 서로의 다른 관점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 차이를 인정해 가며 오히려 더 연결되는 지점들을 발견해 나갔다.
좀 더 앞으로 나오라는 요청
그리고 두 모임을 하며 느낀 점은 내향인인 나는 영어로 말을 할 때도, 나서서 말하지 않는 편이라는 것이다. 영어의 유창성과 관련이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기본적으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성격 또한 작용하고 있다. 내가 '발리에 잘 다녀왔어. 좋았어.'라고 말하는 것을, 함께 다녀온 M은 신청을 결심하게 된 나와의 에피소드 하나까지 구체적으로 말을 한다. 이런 탓에 모임에서는 크고 작게 여러 역할을 하지만 남들이 보는 앞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편이고 스스로도 딱히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네가 좀 더 앞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고 있고, 안전지대에서 나가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바쁜 한주를 보내며 나는 '숨 쉬기'를 생각했다. 숨을 잘 쉬는 것, 몸의 신호를 잘 알아차리는 것, 그렇게 스스로와 잘 연결될 때, 타인과 세상과도 잘 연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