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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wn Oct 31. 2024

스웨덴에서 있을 새로운 도전

코치의 일주일

스웨덴에서 있을 새로운 도전 


스웨덴에서 공식적인 서밋의 시작 전날, 사이드 이벤트로 참여자들이 디자인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날이 있다. 참여자들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 아이디어 중에서 다른 참가자들이 투표를 하고, 최종 선발된 프로그램을 뽑는다. 여름에 처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서 결과가 좋지 않나 보다 하고 마음을 접고 있었다. 그런 다음에는 지원한 아이디어를 모두 리스트에 올려 투표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 제안이 그중 하나로 올라갔지만 투표율이 많지는 않아서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연락에 지원을 약속했다. 그런데 이렇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최종 선정이 되어 진행을 맡게 된 것이다. 


작년에 서밋을 경험하며 셋째 날 워크숍 세션을 언젠가 진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렸던 워크숍의 장면은 강연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고, 참가자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깊은 연결을 느낄 수 있게 역동을 만들어내는 코칭 프로그램이었다. 다녀온 지 일 년. 이렇게 빨리 그 모습을 실현할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 지난 일 년 간 참 많은 성장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흐름에 맡기기까지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인데 생각보다 떨리지도 걱정이 되지도 않는다. 나에게 지원을 요청한 다른 진행자는 팀을 만들고 그룹으로 매주 회의를 하며 완벽하게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신기하게도 크게 준비를 하지 않은 나는 별로 불안하지 않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은 덕이다. 당일날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어 최종 몇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할지도 모르고, 즉흥적으로 상황에 맞춰해 나가야 할 부분도 많다. 그저 흐름에 맡기다 보면 정해진 75분이 지나가있을 것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결정을 미루다 갑자기 무대 앞에 서야 하는 역할을 주는 상사에게 원망의 마음이 들었다. 나는 미리 준비해야 잘 해낼 수 있는데 자꾸 그런 나를 시험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항상 즉흥적인 상황에는 당황을 해서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여전히 무대체질도 아니고, 달변가도 아니며, 영어도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내 모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작년 스톡홀름에서 참여했던 수업에서 신경정신과 교수님의 강의를 다 알아듣지는 못했다. 지난 발리에서는 컨디션 난조가 더해져 강의의 절반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예전 같으면 꽤나 스트레스를 받을 상황이지만 이제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을 다 소화할 수 없음을 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갈 뿐이다. 



생각을 나누고 목소리를 내는 것 


어느 날에는 중국 선전에서 참여했던 회의 후속 미팅이 있었다. 이 회의는 지역을 옮겨 가며 개최되는데 각각 독일, 브라질, 중국 회의에 참여했던 팀들이 모여 회의에 대한 보고를 하고 피드백을 나누는 자리였다. 내 생각을 나누고 목소리를 내는 것. 이번 경험을 나누며 조금이나마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머릿속에서는 한편으로 한 달의 일정에 대한 기대와 설렘, 걱정이 함께 존재했던 한 주다. 어느 달보다 다이내믹한 10월이 될 것이다. 그 여정에 물 흐르듯 흘러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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