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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움직임

코치의 일주일

by Dawn

12장의 기억: 나의 2024년 큐레이션


네팔에 있을 때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매월 사진을 하나씩 선택해 12장의 사진을 전시하며 한 해를 회고하면 어떨까? 다양한 방법으로 한해를 회고하는 워크숍이 많은데 문득 사진과 전시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한국에 있는 H님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했는데 너무 좋다고 호응을 해줬다.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2024년의 마지막 토요일에 워크숍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주 토요일, 종로에 있는 책방인 쿨디가 플러스에 모였다. 차 한잔을 하며 서로 어떻게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를 나누고, 미리 인화해서 준비해 둔 사진을 나눠드렸다. 다들 인화된 사진을 받을 거라 기대를 못하셨는지 깜짝 놀랐고, 우리는 마음에 드는 공간을 정해 각자의 한해를 나타내는 사진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큐레이터 되어 사진 한 장 한 장의 의미를 설명하고, 또 관람객이 되어 질문하고 느낌을 나눴다. 하나의 이미지를 너머 그 순간이 오기까지의 고뇌가 보이기도 하고, 사진을 찍은 그날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서로의 관점과 질문을 나누며 우리의 이야기는 더 풍성해졌다. 각자의 전시를 설명하고, 전시의 이름을 짓고, 한 해를 잘 살아낸 자신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워크숍을 마무리를 지었다. 처음 보는 우리가 한 자리에 모여 한 해를 회고하고, 서로를 응원하고 있는 시간이 무척이나 감사하고 아름다웠다.



나의 2024년, 두려움 없는 움직임


워크숍 덕분에 나의 한 해도 돌아볼 수 있었다. 나의 12장의 사진은 IDG 운영진 모임을 시작으로, 쿨디가 책방 전시에 갔던 것,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친구가 고국으로 돌아갔던 일, 드림보드 워크숍, IDG 허브 모임, 제주에서 참여했던 산호의 춤, 아산나눔재단의 아산 두어스 프로그램에 코치로 참여한 것, 발리에서 참여했던 리더십 프로그램, 선전의 유엔기후변화회의, IDG 서밋에서 프로그램 진행, 스톡홀름의 하가공원, 네팔에서 친구들과 꽃을 들고 찍은 사진을 마지막으로 골랐다. 사진으로 고르다 보니 선택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줌미팅도 빼놓을 수 없다.


함께 전시에 참여한 분들의 질문과 소감은 나에게 큰 알아차림을 주었다. 당시에는 무척이나 가라앉았다고 생각해 골랐던 스톡홀름의 사진을 보고, 수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휴식의 시간이었을 거라는 나눔을 통해 그 시간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지만 이렇게 한 발 물러나서 보니 또 다른 관점이 들어온다. 무엇을 하며 즐거웠는지, 어떤 것에 가치를 두었는지, 그 안에서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가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전시의 제목을 ‘두려움 없이 도전한 용기’라고 붙여 보았다.



감사한 인연들과 함께 하는 순간들


연말에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을 마주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반기에 해외에 오래 있다 보니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얼굴을 보기로 한 것이다. 워크숍이 있던 다음날에는 오랜 친구인 G를 만났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고, 또 우연히 G의 지인이 하는 화실을 방문하게 되어 멋진 공간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늘 셋이 함께했지만 얼마 전 해외취업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가있는 Y에게 영상통화를 걸기도 했다.


스톡홀름에 함께 갔던 소중한 인연인 은하코치님과의 만나 근황을 나누며 내년을 기약했다. 한국에 돌아오길 기다려주신 사은코치님을 만나 관광객이 된 것 같은 마음으로 북촌을 산책하기도 했다. 늘 일상을 나누지만 얼굴은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일과 육아로 바빠 짬을 내기 어렵던 친구는 모처럼 낸 휴가 기간에 브런치를 함께 하기도 했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인연에 무척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만큼 인연을 이어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기 때문일까. 이렇게 소중한 인연들과 연결되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IMG_2923.JPG 나의 전시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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