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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맘맘코칭

육아를 잘 못한다고 자책하는 초보엄마들에게

엄마로서의 완성을 원하면 엉성함을 인내하라.

by 지혜코치

무엇이 배움과 성취를 이끌어내는가? 어떤 사람이 배우고 깨달은 것을 삶으로 펼쳐내는가? 같은 책을 읽고도누구는 실천하고 누구는 덮고 나면 끝이다. 같은 교육을 받아도 어떤 사람은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고, 어떤 사람은 말짱 도루묵이다. 목표를 세워도 어떤 이는 끝에 가있고, 어떤 이는 중도포기한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열정? 도전의식? 환경? 의지? 도대체 무엇일까?


지난 10년간 나는 직장여성과 엄마들을 코칭해 왔다. 짧게는 1달, 길게는 1년 넘게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변화를 도왔다. 그들 중 목적지에 도착한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이었는지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엉성함에 대해 인내할 줄 알았다. 반대로 중간에 포기한 이들은 자신의 엉성함을 참지 못했다. 빨리 자라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혼내고 다그쳤다. 그들은‘왜 잘 안되지’ ‘도대체 언제 되는 거지’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익숙한 자기비난에 마음을 내주어 버렸고, 그 생각들은 더 이상 추진할 에너지를 앗아가 버렸다.


우리에게 뼛속까지 익숙한 자기비난.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우리 안에서 치고 올라오는 그 비판의 목소리들 때문에 무너진 적이 얼마나 많던가. 실패와 비난이 두려워 도전도 실험도성취도 없는, 안전하지만 밋밋한 삶을 살게 하는 그 목소리. 애초에 우리 안에 있지 않았을, 그러나 외부에서 반복적으로 주입되어 이제 그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분간조차 안 되는 그 소리들. 우리의 발목을 잡는 이 뿌리깊은 목소리들. 그래서 내가 하는 프로그램들에서는 ‘자기와의 대화’, 특히 ‘자기내면의 비판자와의 대화’를 비중있게 다루지만, 수십 년간 단련되어온 자기비난의 목소리를 몇 달 사이에 뿌리뽑긴 무리일 게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 안에 있는 왕성한 호기심과 끈질긴 인내심, 무한한 도전정신에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리도 어릴 적엔 모두 그랬다. 낯선 것에 두려움 없이 다가가 만져보고 입에 넣어보고 냄새맡으며 오감으로 배우고,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때까지 그것과 머무르고, 넘어지고 부딪혀도 계속해서 일어나서 다시 걷고, 이것이 우리 모두에겐 존재했다. 누구에게나 있는 그 능력이 배움을 가능하게 하고 성취를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 성취란 특별하고 대단한 일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 안에 품고 있는 씨앗에 물을 주기만 하면 나타나는 결과인 것이다.


무엇을 하든 초보는 엉성하기 마련이다. 실수하고 넘어지고 그래서 다치고 아프기 마련이다. 그 때 자신에게 ‘잘하냐 못하냐’ 혹은 ‘빠르나 느리냐’의 기준을 가져다 대는 것은, 이제 막 땅을 뚫고 나온 여리디 여린 새싹을 ‘왜 빨리 안 크냐’고 손가락질하는 것과 같다. 그 새싹은 사력을 다해서 성장하고 있는데 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경험하지 않은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책으로 자전거에 대해서 수십시간을 배우면 뭘하는가. 밖에 나가서 자전거 안장에 엉덩이를 대고 핸들을 직접 잡아보고 바람 속에, 울퉁불퉁한 도로에 자신을 내어 놓지 않는 이상, 그 지식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을. 지식이 지혜로 바뀌려면 경험이 필수다. 그 경험은 아름답기만 하진 않다. 넘어지고 다치고 깨진기도 한다. 비틀거리다 바닥에머리를 박는 순간이 없으면 결코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는 황홀한 순간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넘어지고 흔들리는 것이 당연하다. 겁나고 두렵고 망설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용감하게 도전하고 멋지게 성취해내는 것만 하며 살고 싶다면, 아쉽게도 그대는 영원히 그 곳에 웅크리고 있어야 할 것이다. 두려움을 안고 시도해 보라. 흔들림을 느끼며 한발 내딛어 보라. 두려워도 흔들려도 그 흔들림을 껴안을 수 있다면 당신은 해낼 것이다. 우리는 원래 꽃피울 수 있는 존재이기에.


by 지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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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새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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