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노인이 노인을 모시는 ‘노노 부양’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점점 더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지만 노인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고, 노인을 위한 다양한 놀이 문화도 별로 없고, 부양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노인을 부양하고 있는 개인이 감당하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커서, 국가가 나서서 노노 부양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뇌경색으로 병원에 계시던 외할머니를 4달 전에 요양원으로 모셨다. 마음만 먹으면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걸음도 제대로 딛지 못하는 본인의 모습에 한동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셨다. 그러다 화내는 것도 귀찮아하시고, 체념하신 듯하여 한동안 마음이 좋지 않았다. 누워만 계신 할머니를 찾아뵙는 게 좀처럼 자신이 없어서 드문드문 뵈러 갔더니, 할머니가 많이 서운해하신다.
크게 변한 게 없는 할머니의 모습인데...
왜일까?
어린 시절부터 증조할머니, 친할머니, 외할머니를 모셔온 엄마를 보고 자라왔다. 누구보다도 엄마가 가장 마음 아팠을 거다. 나에겐 외할머니여도 엄마에겐 외할머니가 엄마니까. 개인사에서 시작된 궁금증이 다른 노인분들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다들 어떤 삶을 살고 계시는지, 늙음과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셨는지 궁금했다. 올해 초부터 기획 단계에 있던 프로젝트였지만, 시작이 더뎠고 어려웠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라는 노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노인을 위한 나라가 있기를 바라면서 시작하는 프로젝트다.
3개월간 인터뷰를 진행했고, 총 24분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인터뷰했다. 작가 본인이 직접 영상 촬영과 편집을 했고, 회화 작업을 병행 중이다. 박태식 사진작가님과 사진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 모든 기록은 회화, 영상, 사진 작업으로 10월과 11월에 전시된다.
경기문화재단과 수원문화재단의 제작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