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무렵부터 지금껏 육십 년이 넘는 세월을 해녀로 살아오신 명주의 어머니는 물질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넘실대는 파도에 속이 "하울락하울락(속이 매스꺼웠다고 컨디션 저하를 토로하는 말씀이다) 해초가 박삭하게 하영난(풀처럼 무성하게 많이 자랐다는 뜻이다) 해저에서 몸이 자울락자울락했다"(기우뚱거렸다는 뜻이다) 하시며 그날 당신이 숨비는(잠수하는) 동안 바다와 씨름했던 일을 몸서리치며 털어놓으셨다.
엄마의 얼굴은 햇볕때문에 검게 탄게아니었다. 파도에 그을려 그렇게 붉고 검게 되었다. 내일도 오늘처럼 바닷속을 기어 다니는 해삼과 전복을, 군락을 이루어 너풀대는 미역 밭을 헤집고 다니며 삶을 건져 올릴 것이다. 바다도 바다가 되어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