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거절을 두려워하는 나의 마음

에세이

by 코코조조

오랜만에 느껴지는 명치 아래쪽 통증

왜 그런가 눈을 감고 고요히 내 마음을 살피고

최근 나의 이슈들을 살펴보고 하나씩 소거하니

가슴의 고통은 갈등 때문이었다

최근에 둘째 누나가 갑자기

결혼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둘째 누나는 나에게 축의금을

받아달라고 부탁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나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더 이상 날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

상종하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절 이후부터

내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지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마음에 집중해 보니

마음 한편에서 누나의 결혼식 축의금을

받아줘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는 그럴 필요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마음속 이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어머니에 비하면 원수나 다름없는

둘째 누나이기에

관계 정리에 대한 저항이 적을 것 같았지만

마음의 반응은 내 예상보다 솔직하다

내 마음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도와달라는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한다

내 마음은 마치 날 때부터

도움에는 무조건 응답하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내 마음을 더 가림막 없이 살핀다

내 거절은 그동안 당한 것에 대한

앙갚음이라는 생각도 바라보고

도와주지 않을 경우

나에게 오히려 복수해 올 것이라는 두려움도 살핀다

어느 하나의 생각과 감정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은연중에 누나에 대한 생각에

매우 강한 힘을 불어 놓았기에

그 생각들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요동친다

아마 나의 무의식 속에

둘째 누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되나 보다

나의 유년 시절 가장 많이 부딪힌 대상이기도 하니까

그럴 만도 하다

차라리 그냥 가서 도와주면 이런 마음의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경험상 가족관계는

관계 정리에 예외가 하나라도 있으면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에고는

예민할 대로 예민해진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결혼식장에 가서 친척들의 지적질을 받게 되면

난 분명 도와주기로 했던 걸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가서 도와주는 것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다

보수를 준다 하더라도 하기 싫다

둘째 누나는 변덕이 심한 사람이라

돈을 많이 주면 나중에 나를 더 부리려고 할 것이고

돈을 적게 주면 내가 불만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보수를 흥정하기도 싫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나 자신(에고)의 요구를 들어주기보다

나의 에고를 길들이기로 선택했다

수업의 방식대로 마음속 마음들의 갈등을

감정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생각을 교정한다

나는 내가 갖고 싶지 않은 비존중을

형제에게 주어지기를 청하였고

그리하여 형제는 나의 적이 되었다

나와 둘째 누나는 함께 간다

나와 둘째 누나는 서로가 서로의 일부이기에

나는 둘째 누나 없이 나아갈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은 기도는 모순 같아 보이지만

꿈꾸는 자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꿈꾸는 자가 일어나기를 바랐기에 일어난 것이다

의식적으로 바라지 않았더라도

이 책임을 받아들여야

마음이 치유된다

그리고 함께 간다는 말은

둘째 누나에 대한 적대시를 그만두고

둘째 누나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였던 마음으로 본다는 것이지

부탁을 들어준다거나

직접 찾아가서 하는 화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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