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새이
영화 많이 봤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멀 좀 어디서 주워들었다고
남을 비판하는 사람도 그렇고
제대로 알지도 모르면서
거짓건강정보를 퍼트리는 사람도 그렇다
이런 사람들이 나쁜 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옳고’, ‘선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순진무구한 사람들일 뿐이다
이 중에 나는
영화와 책을 많이 봤으며
가방끈이 긴 인간이었고
게다가 남을 비판하면 보복당할까 봐
속으로만 비판했고
(속으로 비판하나 겉으로 비판하나 똑같음)
거짓건강정보를 퍼트리기도 했다
(블로그의 거짓 건강정보글들은 지웠다)
이걸 자랑하지 않으면서 가끔씩
지적인 말을 툭툭 던져서 멋짐을 챙기는
좀 많이 꼬인 쿨신병자(쿨한 정신병자)였다
나는 입을 열면 몇 시간 이상
단어들을 내뱉을 수 있지만
나의 삶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불행했다
왜 그렇게 많이 알면서
나는 불행했을까?
지식을 나와 모두의 공동이익을 위해 쓰면 행복하지만
나는 지식을 내가 더 잘나고 특별하다는 걸
과시하고 남을 공격하는 데 썼기에
그 지식은 빛을 잃고
나는 그 지식에 갇혀서 불행했다
평생 배운 지식을 나를 비판하는 데에만 쓰게 됐지만
내 글을 읽고 누군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나마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