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 고향 부산에 내려갈 일이 있었다.
그리고 고향에서 만난 친구에게 한 가지 고민을 듣게 되었다.
" 내가 이번에 사업개발 매니저로 한 회사에 취업했거든, 근데 대표
님 또는 이사님이랑 지속적으로 다양한 미팅에 참여하고 동석하니깐 이게 내가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고.. 네가 그래도 창업 경험도 있고 직장생활 경험도 있다가.. 그래서 뭐 좀 물어볼라고... "
어쩌면 정말 단순하고 별거 아닐 수도 있는 고민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속에서 [차별성]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업개발 포지션을 맡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리딩하게 된 여러분들을 대표님이나 C-레벨 임원진분들이 왜? 함께 동석시키거나 여러분들을 현장으로 데리고 다닐까?
신입사원이라서?! 아니면 대표님이나 임원진의 뒷일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서?!
가만히 생각하고 상황의 흐름을 재해석해보면 여러분들은 3가지 시그널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비스 기획자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할 때 나는 대표님과 이사님을 따라다니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많이 만나는 좋은 기회를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항상 대표님은 미팅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가볍게 한마디를 툭 던지셨다.
" 그래, 오늘 미팅은 어떤 것 같아? 좋았어?! "
사실 그 당시 나는 정말 순진하게도 " 오늘 클라이언트랑 좋은 곳에서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라는 정말 지극히 사적인 의견을 전달한 적이 있었다.
대표님은 약간의 쓴웃음을 지으셨고 그 후로 나에게 대표님과 클라이언트를 함께 만나는 동행의 기회조차 사라진 웃픈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내가 그 회사를 떠나기 전 대표님이 그날 이후 나를 업무 미팅에서 배제시킨 이유를 정확히 3가지로 정리하여 말해주었다.
-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동행자는 그 클라이언트가 어떤 핵심 키워드를 자주 말하고 전달하려는지 경청해야 한다
- 클라이언트 미팅 시, 단순히 우리의 우위점을 제안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에게 보완할 수 있는 포인트를 포착하고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기록해놓아야 한다
- 클라이언트 미팅 시 [ 일의 진행 경과 ]에 대한 히스토리 파악과 [ 일의 진행에 있어서 병목 현상의 체크 포인트를 확인하고 빠르게 일처리를 푸쉬할 수 있는 대화법 ]을 사용할 수 있도록 어시스트해야 한다.
즉, 내가 그동안 대표님이 나를 데리고 갔던 것은 단순히 신입사원이고 예뻐서?! 데리고 다닌 것이 아닌 전반적 일에 대한 맥락의 파악과 더불어 페이퍼 사이에서는 확인하지 못하는 유동적인 상황의 파악 그리고 전략적 사고의 자세를 처음과 끝까지 지속해 주길 원하였던 것이었다.
그렇다,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다.
첫 미팅 때, 나는 빈손으로 클라이언트 미팅에 참여하였고 회의가 끝난 후 이사님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동석 미팅의 자세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 핵심적으로 정리할 포인트가 없어도 [ 기록하는 자세 ]를 지속적으로 행동과 퍼포먼스의 형태로 상대방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는 것도 또 하나의 숨은 심리적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 기록을 하다 보면 우리 대표님이나 C-레벨 임원진분들이 반드시 이야기하거나 체크해야 할 포인트들이 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놓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그때 손은 아래로 기록한 수첩이나 메모지를 대표님 또는 C-레벨분들에게 살짝 보여드리면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핵심적 이익 ] 포인트와 주도권을 놓지 않게 지속적으로 서포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기관총 사수가 있다면 탄약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총열을 바꿔줄 부사수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듯 '직장'이라는 전쟁터에도 그런 역할이 꼭 필요하다..
대표님과 임원진들과 함께 동석하는 클라이언트 미팅에서는 모두가 회사의 얼굴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추후, 일이 진행될 때, 여러분들은 그 업무를 리딩하거나 관련된 업무를 주로 하게 될 것이라는 것과 [ 암묵적 책임감 ]이 부여되고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대표와 임원진분들이 동석이나 동행을 해주는 것은 어쩌면 실무자에게 [ 힘을 실어주기 위한 퍼포먼스 ] 일 수도 있다는 것도 인지하면 좋다.
" 내가 그만큼 신임하고 믿을만한 직원을 데리고 나왔고 소개해줍니다"
라는 숨은 뜻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치밀한 밀고당기기의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다. 어쩌면 클라이언트와의 만남 속에는 보이지 않는 '기싸움'도 존재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다.
상대방에게 압도적인 신뢰나 우월성 또는 단합성을 전달해주지 못하면 다른 경쟁 대안재에게 [ 생존권 ]까지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단순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함이 아닌 그 속에서 [ 어떻게 우리 쪽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게 만들 수 있을까? ]라는 묘수를 늘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앞으로 사업개발 매니저 또는 다른 포지션으로 위와 같은 [ 상황 ]을 어떻게 보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다음 커리어의 넥스트를 제시하는 경험을 맡이 할 것이라고 본다.
늘 그렇듯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 글을 읽었다면, 시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