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혼자서 집에 가기, 도전!

by 어프리시티

우리 아들은 곧 초등학생이 되지만 또래보다 키나 몸집도 작고.. 발달도 또래 보다 더디다.

아직 이가 하나도 안 빠진 것만 봐도 그렇고, 여직 한글을 마스터 못 한 것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오늘 이었다.

유치원 하원을 하고, 미술과 언어 수업을 받고 나오는 참이었다.

집에 가서 저녁은 뭘 먹을지, 오늘은 장난감 구경을 못해서 아쉽다는 대화를 하며 몰에서 나오는 길이었다. 그때 아들이 갑자기

"엄마, 나 집에 혼자 가봐도 돼?" 물었고 나는

무슨 영문인지 할 수 있음 도전해 보라고 했다.


원래의 나라면 분명 안된다고 했을 거다.

허구한 날 왔다 갔다 한 길이지만 집으로 가려면 신호등을 두 개나 건너야 하고, 이미 저녁 7시가 넘어 날이 어두웠다.

근데 웬일인지 그런 위험한(?!) 조건 속에서 흔쾌히 허락했다.


아이는 나에게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묻고는 신이 나서는 종종걸음으로 앞서갔다.


난생처음 혼자 집으로 가는 길...

두 번의 신호등은 잘 건널지, 길을 가다가 엄마가 안 보이면 우는 건 아닐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잘 누를까 걱정되면서도 왠지 잘 해낼 거 같기도 하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아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야무지게 신호등을 건너갔다. 아파트 단지도 혼자서 씩씩하게 걸어가더라. 어떨 때는 막 뛰어가기도 했다.

깜깜해서 무서웠던 걸까, 혼자서 해보는 첫 도전이 스스로가 너무 기특해서 발걸음이 가벼웠던 걸까..


아이를 눈에서 놓치지 않을 정도로의 거리를 두고 따라갔다. 뒤따라 가보니 공동현관도 야무지게 열고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공동현관에서 나를 기다린 것인가 했는데,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아이는 내게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도 되냐고 물었다. 그래도 된다고 아이에게 허락하자마자 아이는 엘베를 타고 올라갔다. 내가 공동 비번 누르는 사이에-

평소에 혼자서 엘리베이터 타면 안 된다고 했더니, 현관에서 나를 기다렸던 거다.


아이는 집까지 잘 들어간 것도 모자라 택배 박스까지 집 현관 앞에 잘 들고 들어갔다.


기특하고 대견하다!

또래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서 자주 아이를 채근하고 닦달했는데, 아이는 아이만의 속도로 자라고 있었던 거다.

그것도 아주 잘...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크고 강하고 씩씩하게-


아이에게 혼자 오는 길이 무섭지 않았냐고 했더니, 전혀 무섭지 않았다고 혼자 해내서 뿌듯하다고 했다. 내일은 혼자 유치원에 가고 싶단다ㅋ


내 잣대에서 아이를 판단하지 말아야지.

아이는 믿어주는 만큼 자란다는데 전적으로 믿어줘야지!

아이의 도전을 언제나 응원해 줘야지^^


나의 최고작품인 코코야, 너의 첫 독립(?!)을 축하해!

엄마가 곁에서 오래오래 너의 첫 도전들을 응원할게:)

언제나 3000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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