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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연 Nov 30. 2021

빛과 에너지

빛과 에너지의 교환

무거운 마음이 갔다.

깊이 숨 쉬며 느껴보아라.

투명한 가슴이 보이는가.

빛이 느껴지는가.

이제 빛으로 숨 쉬어도 좋다.

가벼운 마음으로

맑은 세상 보아도 좋다.

빛이 되어도 된다.


돌려주고 싶은 문장,

내 속에서 나온 문장,


빛에 관하여,


얼마 전 2년 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대학원을 다니는 한 친구에게 그래서 지금 무얼 연구하고 있다고? 우리한테 쉽게 설명하지 말고 원어 그대로 이야기해달라고 그랬다. 물론 우리는 아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내 머릿속에는 태양전지를 감싸는 나노 단위의 레이어와 상용화된 기술이 실리콘이 어쩌고 실리콘이 아니고 어쩌고 아무튼 무언가 굉장히 얇게 만들면 무슨 물질이든 빛이 투과한다는 것만 기억 속에 남았다.


그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핵융합이 상용화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가에서 시작한 대화는 닥터 옥토퍼스까지 갔다가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주식 투자 10년이 단타가 아닌가 하면서 배를 잡고 웃었다.


그러는 사이 J.E.B의 디제잉과 big thief의 masterpiece와 온갖 시티 팝과 들국화 음악과 억지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음악 모음집이 흘러나왔다. 아주 건전한 힙합도 둥둥 흘러나왔다. K-pop의 정석이라며 메타버스 관련 게임 ost도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친구한테 다시 물어보았다. 그래서 무얼 연구하고 있다고? 친구는 대답 대신 연말에 또 다 같이 만나면 좋겠다고 했다.


빛과 에너지와 관련해 영성도 과학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모르겠다. 단지 내가 느낄  있는 것은 빛과 에너지가 교환되는 어떤 현장에서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인데 이렇게말하면 사이비 같고 닥터 옥토퍼스 같으니, 요가원이나 공연장이나 페스티벌 현장이나 찻집에서나 술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아무튼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 교류가 일어날  그런  느껴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굉장히 무언가 느껴지라고 인위적으로 꾸며져 있지만 전혀 아무것도  느껴질 때도 있다.


호기심이 삶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기는 하나 조심성이라는 것을 배우고 겸손해져야지 할수록 단순해진다.


에너지도 빛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가용해야지, 지구가, 소우주인 몸이 버틸 수 있을 만큼만, 이라는 생각을 했다가.


내 생각을 뛰어넘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는 세상이지, 생각은 그만하고 더 느끼고 빛으로 숨 쉬는 편이 낫겠다. 그게 내 역할이려니 해본다. 맑은 세상을 본다. 빛이 된다는 것은 아직 잘 모르겠다.


누군가 예전에 내게 과한 빛은 어둠이 편한 사람에게는 눈을 멀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또 누군가는 내게 밝은 에너지로 내 모습을 기억한다고 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아무도 믿지 말고 너 자신만 믿으라고 스스로 빛이 되라고 그러셨다.


내 안에는 빛도 어둠도 있다. 거리로 조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에너지에 따라 빛의 조도가 조절되기도 한다.


돌려주고 싶은 문장들을 인터넷 공간에 흩날리며 각자의 빛을 밝히며 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무엇이든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오늘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빛을 잃지 않고 에너지를 교환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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