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누렸던 것들.
그리고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
너무나도 많다.
한번 몸이 아프고 어느 정도 회복된 이후
정말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
이제까지 작은 것에 감사하지 못한
내 자신을 수없이 자책했다.
단지 남들과 같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없이 고민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혔던 나를 보며
괴로움을 느끼던 날들도 많았다.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되돌아보지 못한 건
세상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는 것.
복잡한 유행어와 외래어가
단순하고도 깊이 있는 표현력을 퇴화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늘 욕망과 욕심에 사로잡혀 산다는 게 스스로를 우물 안에 가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살아있는 죽음이란 단어의 의미가 뭔지를 잘 몰랐는데
오늘에서야 확실히 알았다.
허무한 인생을 꾸미는 길로 가느니
차라리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풍성한 인생으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젊음의 함성을 외치며 인생의 마지막까지 전진하고 싶다.
인생은 원래 끝이 없다.
누군가의 머릿속과 추억 가운데 남아 있는 흔적이 지워지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