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정원은 잘 있지요?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내 마음의 현실

by BeWrite
image.png


주변 소음과 분위기에
스스로 내 마음을 돌볼 시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음을 돌볼 시간이 있었나?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쉽지 않은 것이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마음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에 마음 상태가 어떤지를 확인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흔히 멘탈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지만 결과적으로 멘탈이 강해지려면 자신의 마음 상태를 파악하며 훈련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 상태가하루의 일상을 좌우하거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음을 돌보지 못한다면 번아웃은 쉽게 찾아올 것이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쉽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사실 마음은 태어날 때부터 영향을 받는다. 자라온 성장환경에 따라 마음의 성숙도와 상태가 어느 정도 정해진다고 봐야 한다. 물론 어른이 되면서 마음을 잘 다스리고 가꿔나간다면 충분히 긍정적으로 바뀔 순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마음도 건물이랑 비슷해서 한 번 세워지면 그 내부 구조를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음 공부와 훈련을 잘해서 스스로의 마음 정원을 잘 가꿔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변화는 힘들지만 관심을 가지거나 스스로가 인식하는 순간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마음 정원을 꾸밀 수 있다.




부모에게 의존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대학에 들어가거나 사회 경험을 하면서 본격적인 독립이 시작된다. 하지만 모두가 독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상은 수능이나 자격증 시험처럼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교과서의 이치보다 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곳이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정해진 커리큘럼에 맞춰서 받은 교육만으론 절대로 이 세상의 고난과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없다. 성적이 좋거나 스펙이 좋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릴 때도 그렇고 학교를 졸업해 취업을 한 이후에도 답을 찾는 것에만 익숙했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답을 찾는 논리만으로는 마음 정원을 잘 가꿔나갈 수 없다. 마음의 본질은 점토와도 같아서 언제든지 바뀌거나 변할 수 있다. 특정한 알고리즘으로 내 마음 상태를 설계할 수도 없다. 끊임없이 바뀌고 언제 어디서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더더욱 내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번아웃은 일상이 되고 어려운 상황이나 낯선 상황과 마주했을 때 고민의 강도가 더 커지기만 할 것이다.




입시 준비, 취업 준비, 생계 걱정까지... 사실 내 마음을 돌아볼 여유가 있기나 했던가? 나는 아직도 수능날의 긴장감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떻게 풀고 나왔는지도 잘 모를만큼 긴장을 많이 했다. 이거 제대로 보지 못하면 내 삶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시야도 좁았고 지금과 같은 일상을 생각할 수조차도 없었느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의 긴장감과 고민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목표와 이상에 가려진 내 마음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지는 건 너무나도 당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image.png


늘 반복됐던 번아웃, 회피하고 싶은 일상

조금이라도 일이 힘들거나 사이즈가 커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낯선 상황은 언제나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내가 익숙한 상황만 마주하고 싶었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도 지겨웠고 뭔가 자유롭게 마음 편히 하고 싶은 일이 없는지 찾아봤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경험하고 싶지 않은 번아웃은 계속해서 찾아왔고 자연스럽게 쉬고 싶은 마음만 더 커졌다. 어떻게 보면 개인의 역량보다 스스로의 마인드와 마음 상태가 더 중요한데 너무 열심히 하는 것에만 신경쓰다 보니 밸런스를 잃어버렸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역시 중요하지 않다. 계속 꾸준히만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 문제는 과정이다. 직장생활도 그렇고 대학생활을 할 때도 마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시도하지 못한 것들이 참 많았다. 도전보다 포기가 빨랐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마음 공부, 마음 공부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그때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들을 접하며 어떻게든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게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뭔가가 잘 될 것이라고 희망을 품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같은 상황만 계속 반복됐다. 뭔가가 잘 안 풀릴 때마다 답답했고, 힘들었고 상황을 벗어나고 싶기만 했다. 그만두고 싶었고 계속 쉬고 싶은 마음만 생겼다.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을 완전히 못하는 상황도 아닌데 당장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내가 처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마인드셋이 부족했던 게 아니었을까? 일상은 괜찮은데 막상 들여다보면 바람빠진 풍선마냥 푹 꺼져버린 마음 때문이었을까? 돌이켜 보면 역량도 역량이지만 태도와 자세가 더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상황을 대하는,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 있어 제대로 된 마인드셋을 갖추고 거기에 맞춰서 행동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100% 불가능한데 뭔가 내 뜻대로, 내 생각대로 형성되지 않는 관계로 인해 너무나 쉽게 멘붕이 오고 스스로 자멸해버렸다.




정말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로 몸이 아프고 버거워서 이대로는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내 생각이 맞을 수도 있지만 한 번쯤은 되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들어서야 알았다. 번아웃이나 포기, 회피도 결국 학습된다. 결국 뭔가를 헤쳐나가지 못하고 계속 회피하거나 그만두는 게 익숙해질수록 어떤 좋은 환경이 갖춰진다 해도 더 나아질 수가 없다. 설령 가장 좋은 환경에 머무른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이다.


image.png


물리적 공간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마음 정원을 가꾸지 못한 상황에선 어디에 있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시험 공부나 자기계발을 위한 공부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마음 공부다. 그리고 그러한 공부를 통해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마음 정원을 가꿔나가는 게 너무나도 중요하다. 365일 식물을 키우듯이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세상엔 변하는 것들이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항상 일관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가?

그런데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적어도 그들은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지 않았을까?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속에서 마음을 관리하고 지켜나가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이 끝나거나 뭔가가 끝나면 재미있고, 즐겁고, 자극이 되는 영상을 보면서 하루를 보낸다. 코드가 잘 맞는 친구들과 약속을 잡거나 자신만의 취미를 통해 일상의 고단함과 무거움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느끼는 평온함과 즐거움, 기쁨이 영원할 수 없다. 그리고 현실은 여전히 내 앞에 있다.

되돌아온 현실이 또 다시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것으로만 느껴진다면 그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내가 잘 가꿔놓은 마음 정원을 통해 스스로 일어서고 힘낼 수 있는 일상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어른이 왜 어른인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고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성숙함과 역량을 갖췄기에 어른이라고 하는 것이다.




벗어나고 싶은, 회피하고 싶은, 끝내고 싶은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게 그 마음의 여유란 것도 결국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난 예전에 아침, 점심, 저녁을 먹지도 않고 거의 16시간 넘게 일한 적이 있었다. 빨리 퇴근하고 싶은 마음에 모든 집중력을 다 쏟아부었다. 하지만 결국 끝내지 못했다. 점심을 거르는 건 일상이었고 저녁은 거의 10시나 11시가 되어서 먹는 날도 많았다.

마음의 여유를 느낄 새가 없었다. 연애는 너무나도 버겁게만 느껴졌고 이렇게 살다가 가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상황이 급박해서 여유가 없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만들면서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삶, 그러나 그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면 마음 정원을 가꿔야만 했다. 그 필요성을 작년에서야 느꼈고 요즘은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마음상태를 되돌아본다. 자가 체크리스트 같은 걸 만들기도 하고 어떻게든 무리하지 않으면서 일상을 보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깝게만 느껴졌던 날들, 목표를 위해 마음을 되돌아보지 않았던 날들... 그런 날들이 무의미했던 건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주변을 돌아보며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공부 광풍, 취업 광풍에 휩쓸려 마음을 되돌아보지 않았던 과거를 지나 마음 정원을 돌보며 가꾸기 시작한 2026년은 어떻게 보면 나에게 있어 참 중요한 해가 아닐까 싶다. 나는 내 앞길만 생각했다. 양옆을 보지 않았고 내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떨쳐내려고 했다. 피하고 싶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던 나의 마음가짐은 오히려 좌절과 포기, 고통만 더 안겨주었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마음 정원을 잘 가꿔서 빛나는 내일과 미래를 마주하고 싶다.



대단한 삶을 사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삶을 사는 게 행복한 삶이 아닐까?
눈과 귀가 멀면 마음을
되돌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
토, 일 연재
이전 12화쉽게 얻는 보상, 귀찮아지는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