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가 잘 안 되기에 글을 썼다
(17세 고딩의 일기)

라이터플러스(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며)

by BeWrite

일상이 두려운 나머지 책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막연한 기대감보다 불확실한 절박함에 빠졌다. 막연한 기대감보다 불확실한 절박함에 빠졌다. 복잡한 내용을 간단한 내용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생겼지만 감정의 열매맺음을 막지는 못했다. 자연이 준 결과의 영향보다는 스스로의 영향이 컸다. 확실성에 관해서 치열하게 고민을 했던 비트겐슈타인의 말년이 떠올랐다.


내가 놓고 싶은 게 있다면 놓고 싶다. 채워짐의 모습이 꼭 좋은 모습은 아니니까... 그렇지만 비어져 있는 건 원치 않았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도교(道敎)식의 문구는 마음을 편하게만 할 뿐 현실감각을 키우는 내용은 아니니까...


글을 쓴다는 게 무엇일까? 난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글을 썼다. 돈벌이에 상관없이 나의 마음을 채색하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공부하느라 지쳐 있었지만 더 노력하고 싶었다. 환자 꼴로 살아가는 그런 모습이 아닌, 또 게으름과 무기력함에 빠진 모습이 아닌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며 살고 싶었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서 삶을 끝마치고 싶었다.


할 게 없다고 여기저기 빈둥대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삶에 애착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자기 삶의 대부분을 놀고 먹고 자는 데 허비한다. 난 그런 모습이 보기 싫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집중하고자 노력했고 많은 글을 썼다. 예전보다 글을 더 잘 쓰고 말투도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sticker sticker

저 글은 제가 17살 때 적은 글입니다.

예전을 생각하며 적어보니까

뭔가 마음이 찡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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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창시절을 한국에서 보내지 않고 중국에서 보냈습니다. 제가 있던 곳은 공기가 매우 좋은 편이라서 밤하늘을 보면 별을 많이 볼 수 있었죠.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심상들이 막 떠올라서 글을 남기곤 했습니다. 타지에서 공부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글을 통해 무너진 제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 버티며 꾸역꾸역 학교 다녔던 제 자신이 지금은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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