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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유코치 티아라 Dec 13. 2021

직접 수유를 해야 좋은 엄마라고요? 누가 그래요?

유두 보호기, 유축, 보충 엄마가 하는 거 맞잖아요 

난 유두 보호기를 오래 썼던 엄마다. 직수를 하고 싶었으나 맘처럼 되지 않았고 유두 보호기를 알게 된 순간 

이렇게 좋은걸 안 쓸 이유가 없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 

https://brunch.co.kr/@codudsk/4


아기를 낳기 전까지, 아니 낳은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까지도 육아는 내 맘대로 하는 건 줄 알았다. (내 생각대로 쉽게 될 줄 알았다. ) 하지만, 웬일!! 아니었다. 주변엔 적군, 아군이 구별 없이 너무나도 많았다. 


유두 보호기를 쓰는 것조차 조리원에 있을 때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이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시작하면서 

부터 무슨 일이 되었다. 내가 하는 육아의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고 이해를 바라야 했다. 


친정엄마도 보호기를 보며 이게 뭐냐고 안 하고 먹이면 안 되냐고 이야기를 했고 더 문제는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이게 뭐냐? 이걸 왜 붙이고 먹이냐? 당장 떼라!!! 고 잔소리를 끊임없이 했다. 나도 짜증이 나서 

보호기를 사용하지 않고 수유를 하려고 하면 당장 배고픈 첫째는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이가 울고 넘어가는 모습을 보자 할머니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 저 껍데기(유두 보호기)를 붙여서 먹여라! " 고 소리를 치셨다. 매번 수유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었고 

난 매번 자존감이 떨어졌다. 


친정에서도 이런데 시댁은 오죽했을까? 시어머님 앞에서 수유를 하는 것도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고 

거기에 보호기까지 붙이는 걸 보여줘야 했으니... 젖을 먹이고 싶지 않았다. 유축만 할까 라고 생각했지만 

첫째 때문에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어머님께 이게 무엇인지? 왜 사용하는 것인지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수를 하고 있는데도 뭔가 여자로서

문제가 있고 보호기를 쓰는 게 내 잘못인 것만 같았다. 

보호기를 쓸 만큼 쓰고 나중엔 직접 모유수유로 완모를 했지만 보호기를 쓰는 동안엔 다른 곳은 가고 싶지 않았다. 신랑에게 이런 이야기도 했었다. 

" 살면서 남의 유두모양이 부러워 보긴 처음이라고..." 사실이었다. C컵, D컵 이런 볼륨감이 부러워 보긴 했으나 이런 게 부러울 줄이야... 하;;; 

유두 보호기만 문제였을까? 


유축한 게 너무 많아 아까워 젖병으로 먹이려고 하니.. 이럼 젖병에 익숙해져서 애가 젖을 안 빨 거라고 한 마디씩 했다. 그래서 힘들게 직수를 하니, 요령 없이 직수만 한다고 이야기했다. 내 몸을 챙기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하;;; 직수를 하되 적당히 잘 쉬어야 하고 아기가 잘 땐 무조건 자라고 하라는데 

아니 이게 대체 가능한 이야기 인지!!!! 아이와 함께 하니 늘 매일이 버라이어티였다. 


어떤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나한테 하는 말은 비슷했다. 아니 똑같았던 것 같다.


" 엄마가 되는 건 힘든 거다.. "

" 어쩔 수 없이 엄마는 해야 하는 거다..."

" 엄마가 되는 게 쉬운 줄 알았니?... "


하... 알겠다고요 

이미 나는 엄마라고 불리고 있는데, 난 엄마인데 

직접 내가 다 수유를 해야 좋은 엄마라고 누가 그래요? 그건 누가 정하는 거죠? 

내 속도 내 스타일대로 해도 되잖아요 라고 수없이 생각했다. 


내가 나쁜 엄마인가..라고 생각한 나날들이 지나고 우리 딸에겐 내가 최고의 엄마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 생각도 한참이 지난 뒤에야 

아니 첫돌이 지난 다음에야 알게 되고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수유 코치가 된 나는 그때 내가 느꼈던 그 감정들을 

날 만나는 엄마들에겐 느끼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하루하루 고민하고 아이에게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엄마들에게 이야기한다. 

분유를 먹이든 유축으로 수유를 하던 보호기를 사용하든,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던 그 무엇을 하더라도 

엄마의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고 최선을 다하기에

" 엄마는 이미 충분히 멋진 엄마예요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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