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40분
첫 타임 7시 예약시간에 맞춰 방문드리기 위해
미리 도착해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울리는 전화벨 소리 기분이 싸~ 했다
" 여보세요? "
" 선생님 오늘 7시에 예약한 A인데요~ 밤새 고민하고
또 고민했는데요~ 아무래도 아직 단유 준비가 안된 것
같아요 새벽 수유 때 아기 먹는 모습 보면서 눈물이
났어요.. 일부러 저 때문에 일찍 예약 잡아주셨는데....
혹시 좀 더 수유하면 안 될까요?
예약을 미루면 안 될까요? "
역시나.. 왠지 그럴 것 같았는데 예감이 적중했다
" 그럴 수 있어요~ 단유는 아이의 준비도 필요하지만
엄마의 준비도 꼭!! 필요하거든요~
단유 시작은 좀 더 수유하고 같이 상의해서 다시
이야기해요~
근데.. A님 저 도착해서 주차장인데... 조금만 더 빨리
연락 주시지..ㅠ.ㅠ "
" 어머!! 죄송해요ㅠㅠ 제가 고민하고 새벽에 깜빡 잠 들어서 시간이 이렇게 되었는지 몰랐어요
선생님 진짜 죄송해요ㅠㅠ "
" 새벽 수유하고 피곤하니 충분히 이해해요~
괜찮아요~ 다시 통화해요~ 얼른 수유하고 다시 주무세요~~"
띠. 띠. 띠. 띠.
통화를 종료하고 나니
뭔가 허탈했다
아침 7시 예약은 보통 아기를 봐줄 수 있는 보호자가 없는 경우 (아기가 자고 있을 때 관리받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혹은 보호자인 아빠의 출근 전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예약을 잡아드린다
내 나름의 배려인데... 이렇게 되면 허탈할 때가 있다
사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이렇게 아침 일찍 방문해야 하는 출장은 신랑에게 첫째 등교랑 둘째 등원을
부탁하고 출근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아이들 옷을 챙겨 놓고 가방도 챙기고
아침 먹을 것을 간단히 준비해 놓은 후 출근을 하는데..
아침 예약 취소는 뭔가 힘이 빠지는 느낌이랄까...
아침잠이 많아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나는 졸리기도 졸리고 혼자서 아이들을 챙기는 신랑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수유 코치 입장에서 생각하면 수유를 더 하고 싶다는 전화는 분명 반가운 전화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땐 엄마들에게 더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했던가..
수유를 하는 엄마의 마음은 갈대 끝판왕이다
하하;;;
오늘은 수유를 하고 싶었다가
내일은 단유가 하고 싶고
저녁엔 다시 수유가 하고 싶었다가
아침엔 당장 끊고 싶다고 외치는 게 수유를 하고 있는
엄마들의 마음이다
그만큼 힘든 게 육아이고 수유인 것 같다
(하루에도 12번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지내는 게
엄마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모든 상황과 생각들을 이해는 하지만
예약 취소 전화는 반갑지 않다
하지만, 수유를 더 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너무 반갑다
그리고 전화로 엄마의 생각을 같이 상의해 주는 게
고맙다
이렇듯 엄마들과 함께 하루에도 12번 롤러코스터를 함께 타는 사람이 수유 코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걱정 말고 전화를 주시라
대신, 조금만 일찍 전화를 줬음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