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즉흥 워크숍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지 만 1년이 되는 올해 처음으로 워크숍을 열게 되었다.
그동안 내 발목을 잡았던 완벽주의를 깎아내고 또 깎아서, 이제 겨우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는 기분이 든다.
편의상 워크숍으로 불렀지만, 내가 그동안 겪었던 다양한 커뮤니티에서의 경험처럼, 강사가 되어 정해진 수업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그 순간에 있는 사람들과 교감하고 내가 나누고픈 움직임을 이끌어주고 그 후에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바라보고 싶어서 쉐어링으로 부르기로 했다.
쉐어링을 준비하고, 홍보 글을 쓰고, 포스터를 그리면서 나에 대한 의심이 참 많이도 올라왔는데, 특히나 나는 이런 걸 열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올린 후 며칠은 신청자가 하나도 없어서 '역시 그러면 그렇지' 하고 의기소침해 지기도 했다.
그래도 의기소침한 마음으로 포기하지는 않았고, 나를 지지해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저 지금 엄청 떨리고 걱정되고, 사람도 아직 안 모였어요.."
함께 문화재단에서 일했던 다정한 상사께도, 평소 내가 하는 움직임에 관심이 있던 친구들에게도, 애인에게도, 일단 얘기를 던졌다.
"와 너무 멋지다! 이제 좀 더 열심히 홍보해야죠!"
"아무도 없다구? 내가 신청해서 갈게~"
"사람이 많지 않아도 그 신청자들은 복이 많은 거야. 너의 관심을 독차지 하는 거잖아~"
"저 결심했어요! 저도 가볼래요!"
몇번 숨을 헉! 하고 들이쉬면서 눈을 질끈 감고 연락을 돌리고 글을 올렸더니, 오겠다는 사람이 하나 둘 생겼고 결국은 정원이 마감되어 진행하게 되었다. 내가 나를 의심할때, 나를 붙잡아주던 든든한 사람들이 정말 고맙다.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내가 만들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잘 안될때는 다정한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참 중요하구나 느꼈다.
예술가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친구가, 우리는 자신이 없으니까, 그럴수록 더 서로를 응원해 줘야 한다고 했다.
그 마음이 묵직하게 마음에 가라앉는 것이 참 따듯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나에 대한 의심을 조금 거두고, 무얼 나누고 싶은지 고민해보았다.
나는 무엇보다도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창조적으로 자기만의 즐거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만 자라날수록 막힘 없이 그런 호기심을 가지는 게 더이상 괜찮지 않다고 느끼는 벽이 생길 뿐이다. 평가받고, 잘못되었다고 이름표 붙어버리는 수많은 충동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안전한 기분을 느껴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안에서 사회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내가 기지개를 켜볼 수 있는 시간.
또 나또한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던 조금 느슨하고 여유롭게 포용할 수 있는 시간.
그런 시간이 나는 컨택즉흥의 매력이라고 생각했고, 사람들이 그런 시간을 함께 나눌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시간이 주어질때, 접촉이 일어나던 일어나지 않던 교감의 욕구가 채워지는 것 같다.
진행은 서투르더라도, 그런 시간과 공간을 내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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