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편 3. 구글님이 우리를 구원하실 거야

EBS 온라인 클래스 개학날, 어김없이 서버는 터지고

by 공존

<공존샘, EBS에 동영상이 안올라가지는데 어떻게 하죠?>


쪽지를 받고 쭐래쭐래 동료 선생님 자리로 갔다. EBS 온라인 클래스에 자체제작 강의를 올리기로 했는데, 첫 영장 제작을 맡은 선생님께서 강의 업로드가 안되어 고전하고 계셨다. "업로드 중"이라는 메세지에 로딩 표시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이게 시간이 얼마나 된 거예요?"

"제가 출근해서 바로 업로드 시작했으니까 벌써...10분도 넘었죠."

"아하...서버 터졌네."

"네 아까 서버 불안정하다고 잘 안될 수도 있다고 하드라구요."


온라인 개학 첫날인데 당연히 아침부터 EBS 서버가 터질 수 밖에. 게다가 지금 우리처럼, 개학날 아침에 강의자료를 업로드하려는 선생님들도 전국에 넘쳐날 것이고. 선생님은 난감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어떻게 할까요?"

"뭐...구글 드라이브로 가시죠."


나는 마우스를 넘겨받아 구글드라이브를 켜고, 선생님이 찍은 동영상 강의를 업로드한 뒤에 공유 설정을 했다.


1. 구글 드라이브에 동영상 파일을 업로드한다.

2.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된 동영상 파일을 마우스 우클릭 > "공유" 선택

3. 공유 팝업창에서 "고급" 선택

4. 고급 메뉴에서 두번째 항목을 "링크를 가지고 있는 모든 사용자"로 변경 후 링크 복사


"샘, 이거 쪽지로 제게 보내봐주세요. 제가 자리로 가서 확인해볼게요."

"넵."


나는 빠르게 자리로 돌아와 공유된 구글드라이브 링크를 클릭했다. 잘 된다. 자리에 앉아서 그대로 쪽지를 보냈다.


<잘 되네요. 다만 아이들이 스트리밍이 아니라 파일 자체를 다운로드해서 "소유"해버린다는 문제가 발생하는듯...초상권 없는 영상일 때만 사용하는 게 좋겠어요.>

<네 맞아요...이건 수업 끝나고 지울 수 있죠?>

<수업 뒤엔 지우셔도...아니다. 다음 수업 때 또 링크 열어놔야죠. 일시적으로 공유 권한만 회수하세요. 아까 공유 설정에서 "사용자만 보기"로 바꿔주세요.>


아침에 미리 구글드라이브로 출구를 마련해둔 탓에 오늘 수업은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EBS 온라인 클래스를 굳이 쓰지 않아도.


그리고 수업에 들어가서 나는 미리 준비한 구글 설문지로 만든, 활동지 링크를 수업 중에 띄웠다.


https://forms.gle/hBTmJySpfdWQWtrf9


"여러분 이거 설명을 좀 하겠습니다. 일단. 어려울 거예요. 하나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이유. 온라인 수업 활동은 생기부에 기록 못하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게다가 3학년이라 EBS 강의를 주로 수업에 하잖아요. 그럼 여러분 1학기 내내 생기부에 써줄 수 있는 게 없잖아요? 제 말이 잘 들린다면 채팅창에 네네네를 써주세요."


잠시 후.


"아 그래그래 애들아 네네네 그만 써 그만. 감사합니다. 자. 그러니까, 부담갖지 말구요. 이거 활동지 다 못해도 돼. 그런데 이걸 만든 이유는, 어려분들이 수업 시간 중에 활동한 내용을 우리가 만들어주려는 거야. 오늘 수업 그렇게 잘 하진 못했어. 그리고 이거 활동지도 내가 선생님들이랑 회의하려고 만든 샘플같은 거라서 여러분들이 인강 보고 나서 15분 내에 못할 수도 있어요. 차차 난이도라거나 내용 구성은 조절할게요.


중요한 건,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수업 중에 활동으로 기록될 수 있는 자료들을 만들어주려는 거니까, 오늘은 연습이라고 칩시다. 여러분들도 이런 수업의 흐름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됩니다. 30분 인강 보고요. 활동지 10분 내외 시간 동안 풀고요. 저는 그 사이에 출석체크 하면 되겠죠. 수업 내에 하면 여러분들 모니터로 얼굴 보면서 내가 점검할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이 해줬다고 할 우려도 없겠죠. 자 설명 다 필요한가? 내가 너무 말이 많다고 생각하면 네네네 쳐주세요 채팅창에.


...아...상처받는다 그만 쳐 네네네."


수업이 끝났다. 나는 자리로 돌아와 구글 설문지의 응답 스프레드를 확인했다. 아이들의 응답 시간이 뜬다. 수업시간 내에 이루어진 수업활동으로 명확하게 인식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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