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이 뭐길래 역량교육과정이란 걸 한다는 거야?

21세기는 왜 역량의 시대인가?

by 공존

알파GO 쇼크 이후로 한국 교육계에는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습니다. 역량중심교육이라는 유령이. 그것은, 코딩교육 메이커교육 미래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청의 정책으로, 학교의 특색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사교육의 먹을거리로서 신성 동맹을 맞고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지요.


심지어 현재의 국가교육과정은 "역량중심교육"을 그 철학적 바탕으로, 정책의 핵심요소로 삼고 있습니다. 볼까요?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우리나라 초․ 중등교육이 추구해 나가야 할 교육 비전으로서 교육적 인간상을 제시해 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기존의 인간상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포함하여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제시하였다.


국가교육과정의 목표가 "인간상"이라는 단어와 "역량"이라는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간상이라고 함은 자주적 인간, 창의적인 인간, 문화적인 인간, 공동체적 민주시민 등, 능력보다는 정의롭고 공정함 등, 도덕성을 중심으로 엮은 단어들이 모음이죠. 그와 함께 국가교육과정에 담겨 있는 단어가 "역량"입니다.


이를 테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핵심지식"이나,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핵심능력"이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었을 텐데 요상하게도, 우리가 학생일 때는 들어보지도 못한 "역량"이라는 단어가 교육과정 총론의 핵심개념으로 쓰이고 있네요? 그래서 국가교육과정이 추구하고 인간상으로서의 핵심역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

다. 폭넓은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

라.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 감성 역량

마.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

바. 지역 ․ 국가 ․ 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


다시, 여기에서도 이를 테면 자기관리 "능력"이라거나, 지식정보처리 "기술", 심미적 "지식" 등 다른 개념들이 쓰일 수도 있었을 텐데, 하필이면 역량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네요. 음...이 여것가지는 외우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다 외우고 있습니다. 정작 현직교사들 중엔 외우는 사람이 적지만요. 한 글자씩 쉽게 줄여볼까요.


창공의지 심자.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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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역량중심 교육과정이 중요하다. 이 부분은 대략 전달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럼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우리 주변에 나타나고 있느냐?가 문제인데, 메이커교육, 코딩교육 등이 학교현장에 나타난 것이 바로 저 역량중심교육과정 탓입니다. 정보력이 있는 학부모님들은 이미 다들 알고 계시지만 "지식"의 중요성보다는 "그것을 활용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라는 역량의 관점으로 교육의 조류가 크게 바뀌었거든요. 알파고 쇼크죠. 그래서 초중고 기간에 먼저 지식을 축적하고 대학에 입학한 뒤에 직점 체험학습을 통해서 역량을 쌓아올리기보다는, 조기에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다양하게 고민되는 것입니다. 코딩이나 메이커에 대한 지식보다는,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쌓아나가는 지적 역량, 감성적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럼 역량이 뭐길래? 그것부터 알아야 역량중심교육과정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군요. 먼저 역량이 뭔지 정확하게 정의를 찾아보겠습니다.


“내재된 특성으로서 효과적인, 그리고 훌륭한 직무수행을 발현시키는 것” (klemp 1980)


“개인의 직무 중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연관지식, 기술, 태도의 조합으로서 직무의 수행와 연관되며, 잘 인식되는 기준으로 측정될 수 있고, 훈련과 개발을 통해 향상될 수 있음"(parry 1996)


“개인에게 내재된 특성으로서 규준지향의 영향 혹은 직무 상황에서 뛰어난 수행능력과 관계됨”(Spencer and Spencer 1993)


음...잘 감이 안오네요. 천천히 한번 풀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다룰 역량의 개념은 <역량설계 교본-조직에서의 역량 모델의 이해, 디자인, 적용>이라는 책에서 소개되어 있는 것들입니다. 대학원 수업 교재


운전면허 시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운전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럼 배워야 하겠죠? 먼저 차를 운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합니다. 그 다음으로 실제로 운전연습장에서 차를 몰아보겠습니다. 충분히 연습이 되었겠죠? 그럼 이제 차를 몰아봅니다. 그래서 운전면허시험을 통과하면, 그 사람은 차를 몰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정말로 차를 잘 모는지, 언제 사고를 낼지 모를 시한폭탄일지는, 알 수가 없죠.


이것이 우리의 시험문제가 갖고 있는 한계이기도 한데요, 운전면허처럼, 공정한 절차를 통해서 충분히 검증이 되어서 하나의 능력을 인정받았을지라도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그 일을 수행하는지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교육하는 입장에선, 이것이 더욱 중요해지죠. 아이에게 능력을 쥐어주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능력을 가지고 실제로 어떤 일을 할지를 예상하고, 부족할 경우에 채워줘야 하지 않겠어요?


자 우선 알기 쉽게 "능력"과 "역량"을 비교해보겠습니다.


competence=능력 / 복수 : 잘 수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

- 기술, 수행이 달성되는 기준

- 사람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competency=역량 / 직무를 수행할 때 채택하는 행동의 유형

- 그를 통하여 얻어지는 행동,

- 그것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운전면허증을 비교사례로 능력과 비교를 하니 좀 이해하기 쉽죠. 능력은 요리 능력, 운전 능력처럼, 그것을 "할 줄 안다"에 관련된 영역입니다. 그러나 역량은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관련된 일이죠. 학교생활을 한다고 해볼까요. 삼각함수에 대해서 이해를 한 아이는 시험을 잘 보겠죠. 그런데 창의적인 아이는 그것을 실제로 해보겠다고 줄자를 가져와 식탁의 길이를 재 볼 것이구요. 공동체적 역량이 있는 아이는 학원을 못다니는 아이에게 그것을 가르쳐 줄 것입니다. 이렇게 역량은 능력 지식과는 별개의 영역이죠.


역량이 중요한가? 네 무척 중요합니다. 우리가 아니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역량을 탐색하고 그것을 채용과 승진에 적용하고 있거든요.




- 국제화

- 직원들의 업무수행에 대한 관리 증대

- 사업의 중앙집중화

- 주주 가치의 민감성 증가

- 수요와 경쟁

- 기업 성장의 새로운 모델

- 빠른 기술 변화

- 의사소통 경로의 다각화

- IT 활용 서비스

- 가치 중심 경영

- 성장의 기회

- 경영효율 증진과 효과적인 기술 지원

- 후발국가와 국내외 사업 확대

- 역량확립의 필요성


이상은 제가 이번에 읽어본 교재에서 "기업이 마주한 환경적 강제력"이라고 정리된 내용입니다. 비즈니스는 냉정한 경쟁의 세계죠. 생존과 수익을 위해서 기업은 이런 다양한 요인을 고민하며 최상의 경영전략을 고민합니다. 당연히 어떤 직원을 채용할지, 어떤 직원을 승진할지가 고민이 되겠군요.


때문에 근 40여년간 기업을 중심으로 인재들의 "역량"에 대한 연구가 있어왔습니다. 한가지 예를 또 들자면, 한때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라고 불렸던 시절이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임기 후반부-이명박 임기 초반부 사이의 일이로군요. 교육을 인적자원의 문제로 접근했던 것이 바로, 기업에서의 인적자원, 즉 직원들의 역량 관리를 바라보던 관점이 반영된 것이구요. 그것이 그 당시 기업경영전략의 핵심으로 마침 떠오르던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기업의 인재관리 프로세스, 즉 역량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그래서 실제로, 기업은 다음의 다섯가지 영역에 중요하게 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하며 관리합니다.


채용

모든 채용면접이 정확하게 동일한 능력과 특성의 결합을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

훈련

업무 현장에서 만족할 수준의 수행력을 발달시킬 행동과 기술의 리스트를 제공하여 훈련에 활용함.

승진계획

회사의 각 지위에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특성과 기술의 조합을 설정함

업무관리

각 직원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설정해 전달함.

포상

직원들의 특정한 행위에 집중하여 명성과 보상, 승진의 로드맵을 제공함.


음. 채용 뿐만 아니라 승진과 포상까지 역량이 중대하게 영향을 미치는군요. 뻔한 이야기지만, 한번 정확하게 역량이 뭔지 알아야, 좋은 운전자의 역량이 따로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에게 좋은 역량을 심어주는 일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미 초등학교 교실에서부터 역량중심의 교육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제대로 한번 알아보시죠. 다음 글에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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