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 발표

-에 대한 일반고 학종 입시 기획자의 견해

by 공존

나는 일반고 교육과정을 3년간 담당했으며, 그 전에는 혁신교육 담당으로서 학교의 주요 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신설하는 업무를 해 왔다. 교육청과 시에서 학교에 교부한 예산 약 5천만원을 관할하며, 다른 학교에서 우수한 교육과정이 있으면 끌어와서 도입하고, 우리 학교에 필요한 어떤 사업이 있는지를 찾아내 아이들의 생기부의 빈자리를 채워왔다. 우리 지역에서 창의적체험활동과 생활기록부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입시결과도 제법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확산되는 기간 동안 한 학교의 학생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해 오다 보니, 학생부종합전형에 일정 부분 편향된 견해를 갖게 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최근 발표된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춘천교대, 포항공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이상 13개교의 학종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좀 이야깃거리들이 떠올라 나누어본다.


https://www.moe.go.kr/boardCnts/view.do?boardID=294&boardSeq=78892&lev=0&searchType=null&statusYN=W&page=2&s=moe&m=020402&opType=N#

1.

고교 프로파일은 학교별 자율작성 문건으로, 학교의 교육과정을 종합적으로 대학에 소개하는 중요 문건이다. 지역별로 교육청에 보고하게 되어 있는 "교육과정 운영계획서"라는, 어느 정도 규격화된 문건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편의를 위해 고등학교에 일방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한, 사문서에 가깝다.


문제는 고교 프로파일이 교육청의 점검도 받지 못하고, 대학의 피드백도 받지 못하고, 입시가 걸린 중요문건으로 간주되다 보니 학교 간 정보공유도 안되는 사문서다 보니 이를 기준으로 학생부를 종합평가한다고 대학에선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태조사 결과처럼 고교별 차이가 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고교 프로파일은 최근에 간소화되는 추세지만 그럼에도, 고교등급제의 근거가 되는 문건이니만큼 교육부에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교프로파일을 전부 교육부에 제출토록 하고, 별도 문서를 대학이 고교에 요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2.

학생부 기재금지 사항이 지속 확대되어 온 점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안정화되는 역사였음과 동시에, 이 모든것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었던 초창기의 학생부 그리고 그것을 평가하던 학생부종합전형이 얼마나 개판이 될 수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19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의 경우 학생부에 기재되는 항목도 대폭 감소했고 양적으로도 줄어있지만...문제는 학생부의 변별력이 줄었다고 간주하고 대학에서는 고교등급제를 강화할 소지가 크다. 이 부분에 대한 교육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장을 완전히 억압하는 것도 넌센스다. 서울 주요 학군의 3등급과 지방 소도시 학교의 3등급은 천지차이의 학력격차가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교육경쟁을 순화시키고 실질적 고교평준화가 이룩되는 기간까지 이들을 정당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정시 소폭 확대는 그런 면에서 어느정도 타당성을 갖는다.


3.

1,2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대학은 고교정보를 불공정하게 활용하려는 경향성을 띄는데, 교육당국의 행정력이 미치기 어려운 근본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이거 잡자고 매년 입시자료 전수조사를 하는 것도 황당한 일이고, 그러나 그렇게 안하면 언제든 불공정한 평가가 발생하기 쉬운 시스템이다. 대학, 특히 서울대와 사립대들을 중심으로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정도의 절차가 있어야 학종의 정당성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정부의 감시 보다는 대학의 학종입시 결과를 정보공개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낫다.


4.

그러나 고교평가의 불공정, 학생부 및 자기소개서 평가의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고교단위의 평가 불공정은 자료 공개를 통해 단번에 드러나지만, 개인 간 빈부격차와 사회적 배경으로 인한 평가 불공정은 같은 학교 내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자료를 통해서 드러나지도 않는다.


대학은 십년간 쌓아놓은 빅데이터가 있다. 사소한 문구로도 이 아이가 어떤 사회적 배경이 있는지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기재금지 사항을 위배한 수험생에게 불이익이 없었다고 하니, 정부가 칼을 대야 한다. 합격생을 무작위 추출하여 점검하고, 위반사항에 대한 감점이 없는 학교는 강력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


5.

입학사정관에 대한 양적 질적 관리의 필요성은 제도 초창기부터 논의되어 왔는데 정부가 손대기 애매한 지점이다. 정부가 입학사정관들을 기를 수도 없고 임용하라고 보조금을 주기도 어렵고. 학생 한명의 3년간의 피와 땀을 5분만에 보고 넘겨야 하는 격무에 시달리는 이들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데, 대학 입시를 1년 내내 하는 것도 미친짓이다. 대학에서는 생돈 날리는 일이기 때문에...그래서 보고서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6.

공정한 입시를 주장하는 측에서 학종의 문제를 지적하려면...소득분위 및 지역에 따른 균등한 입시비율 확대를 주장해야 할 터.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


그러나 고른기회 전형을 확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유보적인 입장이다. 학습자는 학습자로서 평가받아야하고, 대학은 학습자의 학력을 평가하면 될 일이다. 고른기회가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하나의 공정한 틀에서 경쟁하는 것이 더 좋다. 그런 교육과정이 학교마다 있어야 한다. 3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하고, 그래봐야 유명 사립대의 문은 너무 비좁아서 고른기회 전형이 유의미한 규모가 되지 못한다.


고른기회 확대보다는 학종의 공정성 향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이번에 특목고에 특혜성 전형을 운영해온 학교가 여럿 적발되었으니 그에 대해선 교육부가 처결해야 할 일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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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그래프다. "이거 봐 학종이 불공정하다니까?" 라고 우기기 딱 좋은 통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은 "합격률" 그래프다. 일반고 인원이 특목고에 비해 워낙 많고, 학종을 믿고 상향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어서 합격률이 낮은 것은 특별히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입시 담당자가 아니라 교육과정 담당자로서 일반고에서 얼마나 합격생이 배출되는가보다는 평가과정이 온당한가를 보는 입장인지라...일반고<자사고<외고<과고의 수능에서의 학력격차가 일반고<자사고<외고<학종에서의 합격률의 격차의 확대로 보이는 것이 크게 문제로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상향평준화되어 어거지로 문제를 꽈서 내야 하는 수능으로 피해를 보는 과고 학생들이 학종을 통해 조금이나마 합격률의 향상이 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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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합격생을 100으로 놓았을 떄, 일반고 63.8, 자사고 8.9, 외고 11.5, 과고 7.5명의 합격자 비율이 나오고 이는 수능의 일반고 69, 자사고 18.2, 외고 8.2, 과학고 0.4명보다는 일반고에 불리한 수치다. 그러나 실제로 학종과 수능의 평가차이로 정말 피해를 보는 집단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종에서 크게 불리한 결과가 나타나는 자사고다. 일반고에 비해 내신 경쟁은 치열하고, 그러나 외고나 과고 같은 특화된 교육과정이 없기 때문에 일반고의 합격율에 비해서도 나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고가 학종으로 불리한가에 대한 논의는, 다음 표에서 반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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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과 교과전형을 포함한 자료다. 교과전형과 논술 전형에서 여전히 일반고는 타 전형에 비해 월등히 높은 입학생 비율을 보인다. 내신으로 100% 선발하는 학생부전형이니 당연한 것이지만, 수능에 비해 5% 부족한 전체 체 합격생 대비 일반고의 합격자 비율은 이처럼,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을 포함한다면 보완되고도 남는다. 학종으로 일반고가 피해를 보는 것은 허구다.


8.

교육부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추가조사 및 특정감사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자소서 및 생기부 기재 금지사항을 어긴 대학에 대해선 명확한 경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고교프로파일의 공문서화 조치라거나...고등학교의 입장을 고루 반영한 정책이 필요할듯.


자사고와 외고는 곧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고교간 서열화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지역별 소득과 학군의 격차를 반영하지 않는 평가제도를 만들 수 있을까, 대학의 욕망을 어느 선에서 차단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부정적이다. 뭐, 현실적으로는 강남에 몰려있는 부자들이 이곳 저곳 좀 흩어져서 여러 학교에서 내신 1등급을 타는 게 가장 빠른 길이긴 하지만.


고교학점제 정책 추진계획도 함께 발표되었는데 그 문서를 읽어보아야 현 정부가 그리는 입시 개혁의 큰 방향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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