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이 부족한 날에는 중화풍 돈까스를.

이연복 쉐프 유투브 채널에서 발견

by 공존

그런 날이 있다. 어쩌디 보니, 어어어쩌다보니, 점심은 우선 맥도날드 햄버거세트였고, 복날 하루 전이라고 어떻게 햄버거는 먹었는데 다음날 아침에는 또 라면을 먹어버린 어떤 날. 주말이라 술도 마시는 바람에 다음날 일어나보니 배는 팍팍하고 더부룩한데 섬유질이 도통 들어가지 않은 내 배는 시원스럽게 소화가 되어서 내려와주지도 않는다. 아침부터 하루 웬종일 몸은 찌부뚱하니 날씨도 그렇고, 그런 와중에 또 간식으로 본의 아니게 빵을 먹었네?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그런 날.


유튜브를 보다보니 어? 이연복 쉐프께서 채널을 개설하셨네? 어? 중화풍 돈까스?


새로울 것은 없는 조리법이다. 고기에 굴소스를 버무리고 거기에 바로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는 것은 집에서 소시지를 구울 때도 생선을 구울 때도 흔히 사용되는 조리법이다. 그런데 내가 중화풍 돈까스를 보고 반가웠던 것은, 채소볶음이랑 먹는다는 것이다. 짭짤하게 간장과 굴소스를 충분히 넣고 버무려서 녹말가루를 입혀내 튀긴, 그 짭쪼름한 돈까스를 채소와 함께 내서. 으음. 이거 괜찮다.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양배추를 샀다.


돈까스는 돼지갈비살을 두드려서 간장과 굴소스, 후추가루로 잠깐 재워놓았다. 그리고 찹쌀가루와 녹말가루를 1:1로 섞었다. 원래는 녹말가루로만 하는데. 물에 개우지 않고, 소스가 가루를 먹어서 옷이 입혀지는 레시피다. 간단하다. 요리란 게 그렇지.

고기를 튀기면서 잽싸게 파와 양파, 양배추를 넉넉히 볶았다. 섬유질이 오늘 저녁의 주인공이다. 양배추가 원래부터도 위장에도 좋다고 하고. 고기를 재웠던 소스를 그대로 채소볶음에 올리고, 굴소스를 약간 더하고 고춧가루와 허브솔트를 살살 뿌렸다. 돈까스보다는 이 채소볶음이 진짜 중화풍인 느낌. 다만 양배추가 익어버리면 안되니까 겉만 한번 볶아지도록 빠르게 불을 껐다.


손바닥만한 것 세장을 튀겨내는 사이에 채소볶음도 완성.

"짠데? 어우 짜."

"원래 그렇게 짜게 만드는 요리인데? 채소랑 먹어. 채소볶음이 밥이야."

"응."


안그래도 오늘 바깥양반이 동백이 낳으면 건강식을 챙겨먹이겠다며. 나는 피식 웃으며 애기 건강식이 아니라 당신 편식이나 고칠 생각을 하시라고 말했다만은, 아니나 달라 채소볶음과 같이 먹게 되어 있는 요리를, 튀김만 홀랑 집어먹더니 짜다고 야단이다. 그런데 그 짠 중화풍의 레시피 덕분에, 채소를 먹게 하는데에도 성공이다. 보통은 이렇게 접시에 담아서 주면 바깥양반은 채보를 반의 반도 먹지 않는다. 내가 몇번 입에 넣어줘야 채소를 먹을까말까다. 그런데 오늘은 무려 반 이상이나 채소볶음을 먹었다. 혹시 어쩌면 바깥양반도 뱃속에 섬유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 오늘은 저녁은 주말의 혹사당한 위장을 위로하는 양배추와 파, 양파의 섬유질, 피클에 담긴 여러가지 채소들의 아삭함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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