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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Aug 22. 2022

콘치즈 베이컨 크로플

다음엔 아마도 콘치즈 피자

 주말에 바깥양반과 동백이와 외출을 다녀왔다. 친구 부부 일행과 브런치 카페에서 만났는데, 우리는 모두 점심을 먹고 왔기 때문에 차만 주문을 했지만, 내 눈에는 확 들어왔다. 그 카페의 메인 메뉴인 콘치즈 피자. 


 콘치즈는 바깥양반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다. 그리고 실제로 평창동 방향에 있던 마약옥수수피자라는 메뉴도 예전에 같이 가서 먹어봤다. 오랜만에 콘치즈피자라는, 마약성 가득한 메뉴를 보니 반갑고도 그리웠다. 콘치즈를 만든지도 퍽 오래되었기 때문. 

 

마침, 지지난주에 장을 보고 와서 슈레드 모자렐라도 사둔 참이다. 카트에 내가 모짜렐라 치즈를 넣는 것을 보자 바깥양반은, 충동구매 아니냐며 뭐라고 했지만 그럴 리가. 모든 것은 계획 안에 있었고 나는 일주일만에 맞춤한 메뉴를 만난 것이지. 콘치즈피자를 만들 시간이.

 그러나 피자에 필수인 이스트가 집에 없다. 그리고 집에 와서 도우를 반죽할 시간도 없었다. 약속을 마치고 집에 와서 짐을 들고 아이와 바깥양반보다 늦게 집으로 올라가며 나는 고민을 해보았다. 콘치즈피자를, 미뤄야 하나? 


 그러나 생각은 의외로 쉽게 풀렸는데, 오늘 아침 마침 내가 크로플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바깥양반이 새 밥을 늘 원하기 때문에 나는 하루의 식단을 미리 미리 상의하곤 한다. 게다가 솥밥을 본격적으로 자주 해먹고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미리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다. 그래서 월요일인 오늘의 식사 계획은, 아침은 크로플, 점심은 바깥양반이 문센에서 먹고, 저녁은 솥밥을 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하루치 식단을 미리 상의해두고 나는 출근을 한다. 


 그럼, 나는 콘치즈피자를 하고 싶은데 크로플도 어차피 할 것이니 그걸 합치면 될 것 아닌가? 


 하는 발상으로 검색을 해보았고, 역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거의 모두 다른 사람이 해두었듯, 콘치즈 크로플이 핫한 카페가 있다네.

 뭐 그건 그거고. 나는 나대로 아침을 차리기 시작한다. 1차 알람 뒤인 2차 알람 시간, 기어코 데드라인이 왔으니 꾸물꾸물 일어난다. 밤에 꺼내둔 크로플 생지는 빵빵하게 부풀어있다. 바로 와플팬을 가열하면서 옥수수 통조림을 꺼내고 버터와 함께 볶기 시작. 강한 불에서 옥수수가 노릇하게 익으면 치즈를 넣고 살짝만 볶아서 녹인다. 어차피 오븐에 들어갈 거라 치즈를 볶는 시간은 거의 필요하지도 않다. 


 그 사이에 나는 도시락을 가져갈 반찬이며 밥을 꺼내두면 이제 코로플도 준비가 되고, 팬에 담긴 초벌된 콘치즈를 크로플 위에 스르륵 눕히듯 얹는다. 참 쉽네. 쉽다. 그리고, 허브솔트로 마무리. 

 그럼 5분 뒤엔 맛깔지게 완성이다. 네개의 크루아상을 녹여 부풀려 두었으니 이제 두개를 합친 두번째 크로플을 할 차례다. 물론 한번에 하나씩 크로플을 굽는게, 파는 것과 가까운 비주얼일 테지만 시간도 없고 그 수준으로 굳이 예쁘게 할 것도 아닌 요리다. 이건 어디까지나 하우스 레시피란 말이지. 


 그래서 두번째 생지들을 넣고 크로플을 구웠는데, 도시락을 챙기느라 냉동실을 뒤지다가 그제서야 베이컨이 나타났다. 이런이런. 원래는 처음부터 고려했던 재료인데 시간을 절약한다고 1차 크로플 때는 넣지 않은 재료다. 


 하여, 두번째 크로플. 이건 비주얼적으론 그 카페의 크로플을 참고했다. 베이컨을 넣은 콘치즈에, 체다 치즈 한장 올리고 허브솔트를 송송송. 베이컨의 염분이 있으니 정말로 송송송까지만 넣자. 

 두번재 크로플도 손쉽게 완성. 그리고 나의 도시락 싸기도 끝이다. 점심은 아마도 가지볶음에 열무김치가 될 것 같다. 


"맛있니."

"응. 맛있어."

"베이컨 넣은 것도 좀 먹어."


 바깥양반은 크로플을 잘라 오구오구 한입 가득 넣어서 씹어삼킨다. 뭐랄까, 집중해서 뭔가 먹을 때 그 홀릭하는 얼굴. 내쪽에 가까운 베이컨코치즈 크로플 접시를 바깥양반 쪽의 콘치즈 크로플과 바꿔주려니, 바깥양반은 


"그냥 콘치즈가 더 맛있어."


라며 거부한다. 흐음. 이 한결같은 콘치즈에의 사랑이란. 

 아침에 바쁘다보니 깜빡했는데 원래는...대파까지 넣어서 대파베이컨콘치즈를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니면...크림치즈를 좀 섞으면, 그럼 완전히 고급진 요리가 되지 않을까.


 조만간에 한번. 콘치지 크로플이든, 콘치즈 피자든 대파까지 푸욱 익혀서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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