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존 Dec 09. 2019

쉼표 : 독서일기

푸코, 광기의 역사, 감시와 처벌, Official Knowlege

 미쉘 푸코의 저작 두권을 읽었다. <광기의 역사>와 <감시와 처벌> 두권이다. 합쳐서 12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에...내가 가진 배경지식으로 씹어 삼킬 수 있는 난이도가 아니어서 품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어쨌든 읽어내긴 했다. <광기의 역사>에선 인사이트 정도만 얻어낸 정도고 <감시와 처벌>에선 교육학 이론이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3,4장만 좀 수월하게 읽어낸 정도였지만.


 광기부터 정신착란과 범죄, 비행까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경계선들을 차례로 긋고 나서 권력은 규율이라는 새로운 이성체계를 일상으로 침투시켜 우리의 삶을 하나 하나 지배하기 시작했다. 조선사회에 남존여비 경향성이 심화된 것이 언제였을까? 동성애가 비정상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언제였지? 현상의 근원을 추척하는 푸코의 여정을 따르는 것은 힘겹지만 즐거운 일이다. 


 푸코를 읽고 나서 그의 사상이 미친 각 분야의 논문들을 읽는 것도 한결 재미있고 즐겁다. 힘겹게 읽어낸 보람이 있다. 일상을 규정하는 미시권력 체제의 새로운 프레임으로 현대사회를 읽는 과정이다. 그러던 중에 책장에서 Official Knowledge를 꺼냈다. 지금 가장 영향력 있는 진보적 교육학자인 마이클 애플의 주요 저작인데 번역서도 있다. 대학원 커리큘럼에 있어 샀는데, 번역의 질이 낮아 원서를 넣어두신듯하다. 영어공부도 해야 하니 천천히 읽는다. 오래 걸린다. 


 몸이 여러개였으면 좋겠다. 한창 젊은 나이에 내가 당장 밥벌이가 어려운 것도 아닌데 조바심이 난다. 읽어야 할 책과 페이퍼는 너무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다. 어제는 친구와 새로운 스터디 계획을 잡았다. 공부계획에 새로운 분야를 끼워넣고 나니 조금 마음이 한가해졌다. 나를 다그치는 것이 조바심이었음을 문득 깨달았다. Offical Knowledge만 연내에 마치고...새해엔 소설부터 한 권 읽으며 조바심을 좀 떨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학기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