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띠아모에서 커피를 마시며 받은 재난문자by양바리스타

by 양바리스타


오늘은 양천구 목3동의 카페띠아모 등촌동점을 찾았다.

지금은 이곳이 카페지만...

지난 25년 이상... 이곳은 '치킨집'이었다.

그 때의 치킨집에는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음식이나 술 종류의 가격이나 인테리어는 별 다를 것이 없었지만...

후라이드 치킨 한마리를 주문하면, 희안하게도 닭다리가 3개였다. ㅋㅋ


치킨집 사장님께서 우리 삼형제를 알고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러한 배려덕분에... 한 사람 당 하나씩...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

그리고 또 한가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형님들이 나를 이 치킨집에 불러다가 앉혀놓고는...

맥주를 한 잔 사 주었는데...

그 날 마신 맥주를 시작으로, 우리 형제들은... 십 수년 동안...

소위 말해서... 아파트 몇 채 값을... 술로써 탕진(?)하게 되었다. 하하하...


그리고 나 또한, 그 계기를 시작으로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지고 소중한 청춘의 시간을...

볼품없이 낭비하게 된 것이다.


지나와서 생각해보니... 이렇게 되어버린 것을 어쩌겠나?!

후회해도 소용없는 걸... ㅋㅋ

ㅡ,.ㅡ;;


지금에라도 술을 끊은 것만해도 천만 다행이지. 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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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런 아기자기(?)한 추억을 떠 오르게 만드는 장소가...

맨날 70년 대 흘러간 노래만 나오던 치킨집이...

침침하고 어두끼리한 분위기 속에서, 동네 아저씨들의 툰탁하고 거친 목소리로 가득찼던 매장이...


프랜차이즈 카페에 걸맞게 깔끔하고 편안하게 바뀌어버렸다.

친근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아주시던 아주머니(아직도 얼굴이 기억나는 것 같은데... ㅋㅋ) 대신,

세련되어 보이는 여자분께서 주문을 받아주셨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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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구석에 앉아서... 술 구멍만 바라보며 정신잃도록 떠들어대던... 수 많은 얘기들...

그 때는... 무엇이 그렇게 중요했을까?!

당췌 기억이 안 나네...


내 인생을 꾸려갈 생각도, 노력도 하지않고... 오직 술 병만 바라보고 앉아서 세월을 보냈던...

그 자리를 밝은 대낮에 다시 바라보니...

마음 한 구석이 '시큼'해지면서... 무척이나 시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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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렇게도 빨리 바뀔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어제나 오늘이나... 이런 시간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막연함...

사실, 그러한 것조차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그 시절들...

술 잔에 빠져있던 시간들...


지금이라도 깨달은 것이 다행일까?!

아니면...

너무 늦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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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때부터 주방이 문 앞 쪽이었는데...

아마도, 수도와 하수구의 문제등으로 인해서, 지금도 이쪽이 카운터 겸 주방이 된 것 같은데...

음...

뒷쪽으로 화장실가는 쪽문을 막아버리면서 테이블이 위치한 것을 보니...

주방이 저쪽 뒤로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매장이 조금 더 보기좋게... 직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 ㅋㅋ


카페 실내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넓어보이는 효과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내 시각에서는 조금 아쉽긴하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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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쨋거나...


아...

추억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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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 오다보니...

바로 앞 대로변 버스정류소 쪽으로... 빽다방이 들어온 것 같던데...

아~~~

이 주변 카페들의 매출에 타격이 심하지 않을까?!


롯데 아파트쪽으로는 '커피에 반하다' 매장도 들어섰고...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이 골목에 카페와 음료 매장이 몇 개가 들어선거야?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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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제법 무더운 탓에 매장은 에어컨바람으로 시원했지만...

나는...

밖에 있는 테라스가 더 좋더라... ㅋㅋ

그늘 아래로 불어오는 바람도 제법 시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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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나 빽다방, 토프레소와 같은 프랜차이즈에 와서는... 커피에 대한 기대를 거의 하지 않게 된다.


내가 커피를 잘 알아서가 아니고...

몇 군데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약간의 관심만 갖으면,

이런 기준점은 누구나 금방 갖게 되는 것이다.

꼭 커피를 공부하고... 배워야지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 속에서...

약간의 관심... 그것 하나면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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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오늘 마신 카페라떼는...

생각외로... 괜찮았는데...

흠...

생각치도 못한, 이런 '반전'때문에...

가끔씩 깜짝놀라게되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


이게... 묘한 매력이 있어요... 아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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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카페띠아모 등촌동점에서 따뜻한 카페라떼를 한 잔 마시면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문자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폭염주의보" 긴급 재난문자.

하하하...


미치겠다. 정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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