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슬로우, 슬로우.
미국에 출장을 온 김에 미국에 있는 아이들에게 소포를 보내고자 어렵게 방법을 알아서 택배를 보냈다. 한국에서 박스, 테이프, 가위까지 세심히 잘 챙겨와서, 박스 짜서, 성공적으로 보냈다.
그런데 소포를 보내고 와서 “아 이제 일을 해야지”하고 노트북을 찾으려 하니 노트북이 차에서 안 보였다. 분명히 아침에 숙소에서 박스를 들고 나올 때 노트북도 같이 들고 나온 것 같은데 노트북이 어디로 갔을까? 박스를 오픈한 채로 들고 나올 때 노트북을 그 박스 안에 넣고 나왔었는데 그러면 내가 아까 택배부치는 곳에서 박스 테이핑을 할 때 노트북이 그 안에 있는 채로 테이핑을 해서 보내버린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포를 1시간 전에 붙였던 택배 회사에 가서 내가 1시간 전에 택배를 붙였는데 그 안에 뭔가 중요한 걸 넣은 것 같다. 내 박스를 확인해 볼 수 없느냐라고 했더니 이미 가져갔단다.
내가 매우 당황해하니깐, 가져간 택배들이 모이는 장소가 여기서 한 15분 거리에 있으니 거기를 가보라고 한다. 차를 몰고 그리고 가보니 수많은 택배 트럭들이 모여서 분류가 되어지는 곳이었다.
그곳에 매니저에게 내 상황을 얘기하니 내 택배가 지금 그 모아지는 트럭을 타고 오고 있는 중이고 2시간쯤 후에 도착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밤 다시 분류가 되어서 밤 10시 전에 출발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니, 내 소포가 들어오면 나에게 전화를 줄 테니 가 있으라고 했다.
너무 다행이다~~ 하고 한숨돌리면서, 혹시나 싶어서 호텔을 들려봐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다.
바로 호텔을 가니 노트북이 덩그러니 거기에 있었다.
아마도 박스 안에 노트북을 넣었다가 아 이러다가는 노트북을 같이 보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패드만 챙기고 노트북은 밖에 빼놨던 것 같다.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택배회사에 이곳저곳 여러 번 찾아가서 사람들에게 사정을 했던 생각이 나면서 너무 당황스럽고 너무 부끄러웠다.
다시 그 택배 수송차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매니저에게 내가 호텔에서 내 걸 찾았으니니 네가 확인 안 해줘도 된다. 고맙다 고맙다 하고 왔다.
예전에 하지 않았을 법한 이런 실수들 그리고 이 노트북을 분명 어디에 뒀는데 생각나지 않는 이 희미해진 기억력들이 내가 나이가 들어감을 느낀다.
이제 미국에 출장와서 소포를 보내는 일따위는 하지 말아야지.
그런 건 젊었을 때나 하는 거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도 나빠지고, 물건을 챙기는 게 깜빡깜빡하다.
나는 누구보다 정확하게 일 처리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새는 정신을 차리고 챙기지 않으면 실수를 할 때가 많다.
비행기표를 예약한다던가 뭔가 물건을 챙겨야 된다던가 일을 처리해야 될 때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실수를 하곤 한다.
그래서 그런 실수와 마주할 때면 아 내가 정말 나이가 들었구나, 이제는 뭔가 천천히 일을 처리를 해야겠구나, 서두르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이 들고 내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나 한계가 이제는 존재하는구나, 천천히 차분히 그리고 챙겨야 될 개수를 줄여가면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한 번에 하나씩만 하면서 천천히 느리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