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를 읽고
시를 읽는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간결한 단어들이 우리에게 주는 벅찬 감동은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다. 시어의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며 울고 웃으며 우리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시를 읽는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다. 시인이 인고의 시간을 통해 빚어낸 시어 하나하나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아마 나도, 이 시집 속 50명의 시인들의 시 대부분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이해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러면 뭐 어떠한가? 시 몇 편을 통해 내가 삶 속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 아니겠는가?
종종 우리는 그 어떤 백 마디 표현보다 짧은 시 한 편에 더 큰 감동을 받기도 한다. 나 또한 이 시집 속 낯선 시인의 작품을 통해 기분 좋은 설렘을 느끼게 되었다. 신용목 시인의 ‘결정적인, 그래서 아직 오지 않은’ 이란 시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 기다린다. 결정적인, 그래서 아름다운 무언가. 그것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으며 죽겠지만. 인생의 단 한 순간, 어쩌면 인생 자체일지도 모르는 것을….. 하루하루 죽어간다고 해서 죽음을 만난 것이 아니듯이,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해서 인생을 만났다고 할 수 없으니까. 아직 나는 인생을 만난 적 없으니까.
이 아름다운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되뇌어 보았다. 운명론을 믿지 않는 나이기에, 이 시를 읽으며 생각해보았다. 결정적인, 그래서 아직 오지 않은 아름다운 무언가를. 어쩌면 인생 자체일지도 모르는 내가 만들어갈 나의 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