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는 유난히 외로워 보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 언니다.
그녀는 30대 중반의 여성으로, 어릴 때부터 미모가 뛰어나 많은 남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남자친구도 자주 바뀌곤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녀는 연애를 하면서 진정으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연애를 하면서 밝은 기운과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데, 언니는 늘 공허함과 외로움이 묻어 있었다.
언니는 언제나 스스로 외로움과 불안감을 만들어내곤 했다. 연인과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그 사람이 바람을 피는 건 아닐까?" "진짜 나를 사랑하는 걸까?"라며 불안해했다. 주말에 연인이 함께 있지 않으면 "혹시 다른 여자와 시간을 보내고 있나?"라고 말하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연애를 시작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외로워져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내 주변에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외로워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사실 나도 서툰 20대때 그런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연애에 지나치게 몰입해 있었다.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빠져들며 내 하루 24시간은 온통 그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연애를 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점점 더 외로워졌다. 내가 그를 생각하고 좋아하는 만큼, 나도 그에게 똑같은 크기의 사랑을 기대하고 원했다. 연락이 늦어지거나, 문자를 빨리 답하지 않으면 혼자서 속상해하고, '그가 나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우울해지곤 했다.
나는 늘 누구의 마음이 더 큰지 저울질하며, 그 사람의 행동에 따라 하루 기분이 크게 좌우되었다. 회사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온전한 내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웠다. 연애는 행복해 지기위해 시작 했지만, 점점 외로움만 커져갔다. 오히려 혼자 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던 그때, 나는 나의 단점들이 상대방의 사랑을 식게 하진 않을까 두려워했다.
어느날 TV를 보는데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이런 말을 했다. " 사람들이 나를 예쁘게 안 보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예쁘게 안 봐서 그런 거야. " 그 말을 듣고 나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나 자신을 예쁘게 보지 않았고, 사랑하지 않았다.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까
몇 번의 연애를 거쳐 이제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 증거는 바로 ‘안정감’이다. 안정감이란,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편안하고 고요한 느낌을 말한다. 연애를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나는 처음으로 진정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혼자만의 시간이 두려웠고, 상대방이 떠나면 불안했지만, 이제는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만큼, 혼자 있는 시간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안정감’은 상대방에게서 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 나를 존중하고 나의 시간을 이해해주는 상대방이 있을 때, 연애를 하면서도 불안보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비로소 그때부터는 상대방에게 의지하거나 기대는 것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아직 연애를 하면서도 혼자 있는 시간이 불안하고 외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진정으로 건강한 연애는 우리가 혼자 있는 시간에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마이클 매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입니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연애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보다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할 때 가능하다. 내가 외로움과 불안을 품는다면 그 사랑은 의존적이고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외로움으로 시작된 연애는 더 큰 외로움을 남기고, 괴로운 연애의 끝은 지울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길 뿐이다.
앞으로도 상대와 함께 있을 때 그 순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며, 혼자 있을 때는 온전히 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이제야 나는 진정한 연애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시간을 잘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