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1

by 이강

출발전전전날


9살쯤이다. 동해 바다로 가족여행을 간단다.

처음 가는 장거리 여행에 처음 보는 바다에 처음 자는 텐트 여행이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는거 좋아하는 아빠는 텐트를 사왔다. 텐트를 사왔으니 잘 맞는지 펴보기 위해 엄마와 아빠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고 텐트가 무엇인지 호기심과 기대감에 마당 안이 들썩들썩했다. 묵직한 텐트가방에서 오만가지가 수두룩 쏟아진다. 만져보고 싶어 죽겠는데 엄마는 하나라도 없어지면 큰일 난다고 멀리 떨어져 구경만 하라 한다.

지켜 보니 난리 법석을 치르는 꼴이 오늘 안으로 구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더니만 어둑어둑해질 때쯤 속도가 붙어 텐트가 완성됐다. 별다를 것 없는 흔하디흔한 개집 모양으로 멋대가리는 없어도 제법 튼튼해 보였다. 빨간색이면 예뻤을 텐데 코발트빛의 파란색이다. 서 있어도 천정이 닿지 않는 높은 텐트로 6명의 가족이 가로로 자도 넉넉할 것 같다고 왠일로 엄마가 아빠를 칭찬한다.

아빠 휴가에 맞춰서 멀리 강원도로 가는 여행이라 엄마는 몇 일 전부터 열무김치도 담고 여러 개의 밑반찬을 하느라 분주하다. 소금, 설탕, 후춧가루 등 갖가지 양념을 골고루 달력 종이며, 비닐봉지에 싸고 고추장 된장은 유리병에 챙기고 밀가루며 라면, 과자, 쌀, 이불은 돌돌 말아 묶어 거실에 일일이 진열한다. 날이 갈수록 짐이 많아진다. 밥은 압력솥이 맛있다며 굳이 압력솥을 고집하고 간식으로 김치 부침개가 최고라며 커다란 후라이팬도 챙기는 엄마, 그런 곳에 가면 뭐니 뭐니 해도 김치가 최고라고 열무김치와 묵은 지까지 통에 담아 신문지에 비닐에 보자기까지 몇 겹을 칭칭동여 맨다. 엄마 손 큰 것은 동네가 알고 있으니 옷가지며 수건 비누 등 말할 것도 없고 돗자리에 빈 물통 부피도 장난 아니다. 아빠는 등에 배에 앞뒤로 이고, 양손에 들고 4남매 모두 양손이며 소풍배낭에 이것저것 넣을 수 있는 만큼 가득가득 기차, 버스에서 먹을 삶은 계란, 마른오징어, 술 빵까지 바리바리 끝도 없이 매달고 엄마 머리에는 쌀 보따리 뿐만 아니라 한 손에는 압력밥솥이 들려있다. 모두들 양손에 이고 지고 매고 무거울 텐데도 웃는 얼굴로 방긋방긋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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