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2

첫날

by 이강

첫날


어떻게 도착했는지 천안에서 출발한 그곳은 강원도 속초 해수욕장.

도착하자마자 무거운 짐으로 녹초가 된 아빠는 소나무 가득한 숲으로 남자답게 들어가 판판하고 널찍한 자리를 잡았다며 가족을 몰고 간다. 화장실과 수돗가와 적당한 거리가 있는 곳이라 엄마가 한 번에 마음에 들어 한다. 텐트는 집에서 연습한 보람이 있어 한 번에 성공했다. 일이 술술 풀린다.

처음으로 밟아보는 모래가 발가락 사이사이로 파고드는데 부드럽고 따스한 물 같기도 하고 손길 같기도 한 것이 간지럼을 피운다. 생각 같아서는 그대로 누워 뒹굴고 싶은데 엄마 얼굴을 보니 그랬다가는 맞아 죽을것만 같다. 밤이 되자 텐트 안에서 비치는 불빛이 동화 속 마을처럼 소나무 숲 끝까지 깜빡깜빡이는데 금방이라도 난쟁이가 튀어나올 듯 환상적이다.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다 코앞에 있는 우리 텐트를 잃어버렸다. 어쩜 하나같이 그게 그거 같은 텐트들만 있는지 길이라도 잃으면 큰일 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는 크다고 했던 텐트가 막상 들어가 자려고 하니 짐이 많아서인지 이리 돌려 자다 걸리고 저리 돌려 자다 걸리고 옹기종기 붙어야 겨우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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