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강

죄인

by 이강

나는 인기가 많았다

초딩5 학년때 인기 투표를 했는데 남자는 여자를 뽑고 여자는 남자는 뽑는 투표 였다. 지금 생각하면 5학년 담임 선생님은 신기한 투표를 좋아한것 같다. 생각지도 않은 결과가 나왔다. 남자 아이들 5명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를 뽑았었다.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선생님의 무심코 했던 일이 나의 인생을 변화시켰다.

인기 투표가 있던 날부터 여자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왕따가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는 터무니 없는 헛소문에 헛소문 . 심지어 새옷을 입고 가면 남자들에게 잘보이려고 옷을 샀다느니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말까지 퍼져 점심조차 혼자 먹어야 했다

이렇게 되면 눈치를 보게되고 그렇게 되면 포기하게 되고 양보하게 되고 죄인이 되는 것이다.

이유없이 무섭고 슬퍼진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40대 중반에 동창회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동창회는 10여년 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5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영아라는 친구가 혼자가기 어색하다고 3달 전부터 닥달하는 것이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이인데 자주자주 전화 주는 것이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하고 미루다 미루다 약속을 해버렸다.

막상 가는 날이 다가오니 어색해서 미치겠다. 주차장에서 집에 가야하나 장소에 들어가야 하나 한참을 앉아 있었다. 미치고팔딱뒬정도로 갈등이심했다.

30분을 고민하다 들어갔다

생각보다 반갑게 인사해줘서 어색함은 반으로 줄었지만 음식 맛은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

어영부영 2차 호프집에 도착했는데 말이 없던 남자 애들이 술을 마시더니 하나 둘 말을 걸더니 주변에 겹겹이 모여든다.

내가 자기들의 첫사랑이었다고 고백하는 애들이 두명은 넘었던것 같다. 심지어 고딩때까지 나를 좋아한다는 애가 있으면 그 학교까지 찾아가 팼다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말해주는것이 고맙기도하고 재밋기도 했다. 마무리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정확하게 9명의 남자애들에게 전화가 왔다.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난 아무것도 한것이 없다. 그냥 밥먹고 묻는 말에 대답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해는 시작된다.

하지만 난 변했다 예전처럼 왕따 당해서 죄인이 되는일은 두번다시는 없다.

차라리 싸가지 없기로 했다.

그날부로 동창회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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