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SARM Vol. 3ㅣ8月, 우리의 이야기

해외에 살고 일하는 청년들의 에세이, OUR SARM

by 클롸드

캐나다 물먹은 상하이 사는 남자와
일본 물먹은 싱가포르 사는 남자의 좌충우돌 외노자 이야기.
Magazine OUR SARM.

인생을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 재밌는 것이 인생 아닐까?
호기롭게 시작한 OUR SARM Vol.1 이후 반년 동안의 공백도 역시 예상과 다른 결과였다.
덕지덕지 불어난 욕심이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단순하게 가기로 했다.
우리는 매달 우리가 타지에서 살며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로써 사는 희로애락을 전해볼까 한다.



가치와 행복에 상관관계에 대한 생각

에디터 고건호


2018년 기준 싱가포르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 자동차 쏘나타의 가격은 대략 1억 4천만원 수준이다. 한국에서 2~3천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준의 가격차이다. 물론 한국은 제조국, 싱가포르는 수입국이란 것을 가만하더라도 그 격차는 상상이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싱가포르의 국가 면적은 서울 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고 인구는 약 500만 명 수준. 서울과 비교하면 여유 롭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싱가포르는 환경과 편의를 생각하여 국가가 매년 지정하는 차량등록비 COE(Certificate of Entitlement) , 저탄소 세금 CEVS(Carbon Emission-based폐차 시켜야 한다는 점)




1.jpg <싱가폴의 현대자동차 '소나타' 택시>

그래서 그런지 싱가포르에서는 차를 소유하고 있는 인구는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부자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아마 1억 4천만원으로 왠만한 고급 승용차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에 비해 싱가포르에서는 현대 자동차의 가장 대중화된 모델을 겨우 구매 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다 .그렇기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타는 소나타와 한국에서 타는 소나타를 탈 때의 기분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가치(Value)’는 우리가 아주 잘 아는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 에 의하여 정해진다. 이것은 단순히 내가 예를 들고 있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에서 적용된다.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벨류는 자신이 얼마나 이 조직의 필요한 존재인지. 그 필요성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상대방 / 조직원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조직에게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지에 의하여 결정된다. 잔인한 이야기지만 자신이 쏟아 붓고 있는 그 업무가 회사/부서로 보았을 때 얼마나 벨류가 있는지 고려하지 않고 노력하기만 한다면 자리는 지키고 있을 수 있지만 승진은 어려울 수 도 있을 것 같다.


출처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고 느낄 때 행복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사실인 경우가 많다 .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람을 느끼고, 남들은 하지 못하는 악기를 멋지게 다루면 자신이 멋지게 느껴지고, 만약 애인으로부터 사랑한다거나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소리를 들을 땐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기독교에서는 우리의 생명 존재 자체로도 You are special 이라고 하며,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힐링을 받는 가장 큰 부분은 ‘ 죄 사함 ’ 을 받는 부분이다 . 자신이 저지른 죄를 돌이켜 보았을 때 자신은 아무런 쓸데없는 존재라고 여겼지만, 그 죄를 예수 그리스도가 모두 떠 앉고 대신 나를 위해 돌아가셨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 나았다고 하는 부분은 기독교의 핵심 메세지이자 많은 신자 / 사람들이 감동을 하는 부분이다. 즉, 본인이 더 이상 쓸데 없는 사람이 아니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회복했다고 느끼기 때문 일 것이다 .



<동화책 맥스 루카이도의 You are special 뒷표지>


사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벨류가 있어야지만 행복한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기 개발의 노예/스트레스에 갖혀 살라는 뜻도 아니다. 나는 자신의 과거의 경험과 백그라운드를 통해 얻은 ‘가치관’. 그 가치관에 의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삶의 태도를 결정한다면, 그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 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과거의 경험과 백그라운드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발견하려면 잔인할 만큼 후벼파는 작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가치관은 가정으로부터의, 지인으로부터의 상처, 경험들로 의하여 결정/정해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Our Sarm#1편에서 이미 나의 비전과 삶의 가치관을 이야기 했는데 그 백그라운드에 대하여 설명한 부분은 아쉽게 없다. 대중 공간인 블로그에 쓸 내용은 아닌 것 같기 때문에. 하지만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으면 자유롭게 서로의 백그라운드와 가치관 그리고 방향을 이야기 하는 것은 정말 ‘어떤 사람’을 이해하는데 가장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현재 엄청나게 극한 감정상태에 있지 않는 이상 왜 그런 결정/선택을 하는지 배경을 좀 더 잘 이해하여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조금 더 갈등이 적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






트렌디 하지 않아도 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에디터 김영빈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고국의 친구들이 뭐 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예전처럼 “요즘 뭐하고 지내?”라고 따로 톡을 보내지 않아도, 지구 반대편에 사는 친구 SNS를 팔로우 하면 최근 소식도 금세 알 수 있다. 덕분에 해외 생활을 하면서도 SNS는 외로움을 덜어주고 계속 Stay Connected 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의 생활을 보고 있자면 살던 동네 친구들 모습에 반갑기도 하고, 반대로 ‘여기가 내가 사는 중국이야~’라며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해외 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SNS가 내게 주는 강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편리한 SNS를 보고 있자면, 온갖 트렌드 한 것들 투성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과 개성을 SNS 공간을 통해 드러낸다.
이를테면 #카페 투어, #패션, #라이딩, #러닝, #태닝, #뮤직페스티벌, #테니스 등등 다양하다.

나 역시 그 파도에 올라타 #해외 생활 #상하이 #커피 #피트니스 #태닝 에 대해 업로드하며 서핑 하고 있다. 자연스레 나보다 앞서 간 듯하게 “보이는” 사람의 SNS를 보고 부러워하며 매일 스크롤을 오르락 내리락한다. 계정 팔로워 숫자가 이젠 그 사람의 얼굴이자 자신감이다. SNS는 그만큼 우리 삶에 깊게 물들어 있다.

기다리던 주말이 되면 홀로 이런저런 취미를 즐기기 바쁘다. 새로 오픈한 핫한 카페를 누구보다 빠르게 방문하여, 카메라를 요리조리 돌리며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냈다. #카페투어 란 해시태그와 함께 쿨한 글귀를 더해 포스팅하면 다수의 라이크를 받을 수 있었고, 그게 뭐라고 내내 기분이 좋았다. 나 역시 트렌드 한 사람처럼, 있어 보이는 덕후처럼 뽐내고 싶었다.

사실 #카페투어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불특정 다수들에게 그럴싸한 커피 좀 아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함이 아닌, 한국에서 취준 생활을 시작하며 우연히 접하게 된 퍼블릭 커핑(PUBLIC CUPPING) 수업에서 커피에서 비롯되었다. 커피에서 멜론, 토마토, 후추 같은 맛이 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레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커피 좀 한다는 카페들이 궁금하여 방문하다 보니 자연스레 커피투어를 하게 되었다. 헌데 요즘 내 카페 투어는 그저 트렌드 하게 커피를 즐기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욕구가 중점이 돼버렸다.

무엇을 바래어 나는 이렇게 트렌디하고 새로운 것을 쫓는 걸까?
주말에 쉬기보단 주중 보다 더 바쁘게 시간을 쪼개어 다양한 취미들을 즐기기는커녕 후다닥 과제 끝내듯, 수행하다 보니 현타’가 밀려왔다. 사유는 없고 얕은 맛보기만 있을 뿐이었다. 이쯤 되니 내 취미를 진실로 즐기고 싶은 건지,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건지 고민된다. 사실은 인스타에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관중들에게 “내가 이런 것도 즐길 줄 아는 남자야.”라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요즘 난 그런 나 자신에게 지쳤다.
한없이 생겨나는 카페를 누구보다 빠르게 체크인하여, 내가 카페 선구자인 척하기도..
예술을 사랑하고, 자기관리를 잘하는 섬세한 남자 코스프레도..
트렌드를 쫓아 살기가 이젠 버겁다.
나는 완벽해 보이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더욱더 트렌드를 쫓았다. 다양한 취미를 가지게 되니 다방면에서 만능 가제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브랜드에 대한 매거진인 MAGAZINE B를 읽어보니 힙한 브랜드의 공통점은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여 장인정신을 가지고 임했다. 고수/장인들은 모두 그들의 일 외에는 다른 것들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른 가게가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프로덕트를 내는지 그리 관심 있지 않았다. 오직 자신이 집중해 야할 것에 집중할 뿐.


나 역시 용기를 내어 내 한계를 인정하고 욕심을 내려놓고자 한다. 스펙 쌓듯, 퇴근 후 삶마저도 욕심부려 껍데기만 그럴싸하게 포장하기보단, 덜 완벽해도 되니까 내가 하는 운동, 언어, 독서, 커피, 글쓰기 같은 취미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즐거운 것을 음미하고 집중하려 한다면 나 자신도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자신을 더 사랑하며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해외 생활을 통해 다양한 문화의 친구들을 알게 되고, 더 다양한 것들을 접하다 보면, 음미하지 못하고 그저 더 많은 것을 욕심내는 정보과다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고백하자면 나도 정보 과다한 채로 주말마다 상하이의 다양한 액티비티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액티비티들은 SNS에 쿨하게 보이려 싶던 것임을 고백한다.


‘생각 없이 그저 반복되는 노력은 노동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부의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이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심연(深淵)’으로 들어가 내면의 소리를 듣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려는 마음가짐이다. 궤도에 남아 있으려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지만, '자기다움'을 잃어버린 채 트렌드을 추종하다 보면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생각한다. 노력에 대한 방향이 그럴싸하게 ‘보이기’ 위함인지, 나의 재미, 행복을 위해선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OUR SARM Vol. 3을 맺으며..


이상하게 이번 3화는 쉽사리 써지지 않았다. 쥐어짜려해도 짜지지 않았다.

그 와중, 건호가 상하이에 출장을 와서 몇일간 짧게 만나며 서로 Magazine OUR SARM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덕분에 영감을 받아 내 안에 얽히고 섥혔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다.

그의 원고를 이메일로 받아볼 때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열어보는 느낌이기도 하다.

나와 함께 뜻을 지닌 그와 꾸준히, 가능한 매달 우리가 해외에 살며 느낀 이야길 할 셈이다.


요즘은 해외에서든, 한국에서든 Survive하기 참 힘들단 생각이 든다.

우린 얼만큼 벌고, 얼만큼 쉬고 여행해야 우린 만족하는걸까?

OUR SARM을 집필하면 현재의 삶에 더욱 감사하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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