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언어
‘로컬’을 정의하기 어려운 만큼 ‘로컬크리에이터’도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대표이자 《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저자 경신원 박사는 지난 2020년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로컬 크리에이터 활성화 사업을 벌이면서 ‘로컬크리에이터’란 말이 공식화했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세간에 떠돌던 언어에 시민권을 부여한 셈이다.
참고로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교수는 “골목 상권 등 지역 시장에서 지역 자원, 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소상공인”이라고 로컬크리에이터가 누구인지 정의한 바 있다. 여기서 방점은 어디에 찍힐까? 아무래도 ‘창의적 소상공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모든 로컬크리에이터가 창의적 ‘소상공인’은 아닐 터다. 로컬크리에이터란 말을 쓰기도 전부터 로컬에서는 다양한 청년들이 쇠락하고 있는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소상공인도 존재하지만 지역 혁신과 커뮤니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는 지역 활동가도 있고, 지역 혁신가도 있으며 그것도 아니면 ‘한달살기’나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펼치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청년도 포함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들 로컬크리에이터 범주에 엮을 수 있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어떤 공통된 가치관이다. 권력을 독점한 도시 집중 경쟁 사회 시스템을 벗어나 ‘워라밸’과 ‘소확행’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욱 뚜렷이 감지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스스로 찾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일과 결과물의 가치에 중점을 둔다. 예컨대 커뮤니티 복원이나 버려진 공간의 장소화 등 방치되고 잊힌 마을 자원이나 공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발굴한다. 그러다 보면 누구는 소셜벤처가 되고 누구는 힙스터 소상공인이 되고 누구는 공간 기획자가 되는 것이다.
난 이도저도 싫어요. 그냥 천천히 쉬면서 나를 돌아보며 살래요, 하는 친구들도 물론 있으며 이들의 존재도 중요하다. 어쩌면 이러한 사람들이 로컬 활성화 사업을 벌이는 데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들이 결국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생산물을 소비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생산을 하는 로컬크리에이터들끼리 서로의 소비자가 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 아울러 로컬크리에이터는 특출한 기획력이나 창의력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점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해 로컬에 도전하면서 긴장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면 도시에서의 삶과 차이가 별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로컬에 흥미가 있는 자, 앞보다 옆을 보고 싶은 자, 삶의 전환을 꿈꾸는 자, 바로 당신이 바로 로컬크리에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