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그라운드
::행안부 청년마을 강원 태백 '광광스토리지'
강원 태백에는 폐광을 앞둔 석탄 광산이 있다.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바로 그곳인데 오는 2024년에 폐광 예정이다. 문제는 지역 사람들이다. 탄광촌의 특성 상 폐광이 되면 지역 경제는 멈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태백 사람들은 지역 중심산업인 석탄 채굴이 멈춘 후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 소멸위기에 처한 이곳에 청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폐광 마을에서 석탄 대신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시작은 폐광을 앞둔 고향마을로 돌아가 광산문화콘텐츠를 만들어보겠다며 ‘남쪽모서리사업단’을 만든 김신애 대표를 비롯한 유턴 청년들이다. 김신애 대표는 그동안 지역 청년과 외지 청년의 태백 이주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해왔는데 이번에 청년마을 ‘광광스토리지’를 꾸려 2022년 행안부 청년마을에 선정됐다.
광광스토리지에서 ‘광광’은 빛(光)과 광산의 광(鑛)을 조합한 이름으로 폐광으로 비어진 광산에 새로운 빛을 밝히고 로컬콘텐츠를 새롭게 캐낸다는 청년의 의지가 담겨있다. 또한 ‘스토리지’ 사업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기록하고 보존하겠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은 ‘막장책방’과 ‘널티공간’을 운영하면서 지역문화 콘텐츠 발굴에 관심 있는 청년을 모아왔다. 아울러 지역의 사라져가는 스토리를 기록하고 담아왔다.
광광스토리지의 활동에 태백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청년마을을 위해 도시재생지원센터 건물 2층을 청년 숙소로 내줬다. 지역사회는 말할 것도 없다. 마을회관뿐 아니라 지역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주민도 청년마을을 위해 공간을 기꺼이 빌려줬다. 폐광으로 앞으로의 삶을 걱정하는 지역 주민에게 청년마을이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간 것이다.
지난 6월 청년마을 발대식과 함께 ‘광산프로듀스 1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오는 7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졸업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청년들은 한달살이를 하면서 광산자원을 재해석해 광산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보았는데 그 결과물을 발표하는 날이기도 하다.
앞으로 광산프로듀스 프로그램을 통해 어두운 갱에서 일한 광부들이 갱 밖으로 나왔을 때 느꼈을 법한 상쾌함을 담은 향수를 비롯해 광산 작업현장 선탄부에서 이뤄지는 수작업 정신을 계승한 수제맥주 ‘선탄부’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광부들의 도시락을 컨셉으로 한 ‘광부의 딸’ 도시락 브랜드도 개발한다. 향후에는 이러한 광산콘텐츠를 활용한 광산마을 여행상품도 운용할 계획이다.
김신애 대표는 “2년차, 3년차에는 제품을 고도화해 판매를 확충하고 공간 기획 범위를 넓혀 광산콘텐츠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청년마을의 포부를 밝혔다. 쇠락일로에 있는 마을로 되돌아가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키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는 청년들. 그들이 서로에게 각자 비빌언덕이 되길 바란다는 ‘광광스토리지’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광광스토리지 인스타그램 @gwangstor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