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글을 읽는다고 늘지 않는다. 핸드드립 커피 추출도 요리다.
맑고 깔끔한 핸드드립은 섬세함이 필요하다.
섬세함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한데, 그래야 내가 원하는 맛이 나온다.
생각보다 원두가 매우 섬세한 재료다.
똑같은 원두, 똑같은 분쇄도 똑같은 주전자라도 해도
물 주는 방법과 타이밍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눈으로 먼저 보는 게 빠르다.
이에 사부님 영상을 소환한다. (진주 피베리 브라더스 박병재 마스터!)
영상을 보면 매우 자연스럽게 물을 준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번 해보면 안다.
이 자연스러움은 많은 연습, 경험의 결과임을 알게된다.
멜리타(Melitta) 드리퍼 핸드드립 방법을 다음과 같이 풀어본다.
참고로 동영상의 방법은 멜리타 드리퍼로 맛있는 액기스만 추출하고 물을 부어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을 사용한다.
1. 도구 준비
1) 멜리타 드리퍼, 멜리타 필터, 칼리타 서버, 원두 분쇄기, 전기포트, 입구 조절한 칼리타 동주전자 주전자
2. 물과 원두 준비하기
1) 전기포트로 물을 1리터 끓인다.
2) 원두 20g을 지름 약 1mm 크기로 분쇄한다.
3) 멜리타용 종이필터를 접고 분쇄된 원두를 담은 뒤 멜리타 드리퍼에 넣는다.
4) 원두를 평평하게 만들어 준다.
3. 주전자 물 온도 맞추기
1) 다 끓은 물을 주전자에 부으면 약 94~96도가 된다.
주전자 물을 서버에 붓고 다시 주전자에 옮겨 담는 과정을 통해 약 90~92도로 맞춘다.(약/중볶음 기준)
2) 자세 잡기 : 안정적인 물줄기를 위해 손을 포함해 몸 전체를 유연하게 사용한다.
- 왼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밀고 양 무릎은 살짝 구부린다.
- 왼팔로 탁자를 짚고 안정적인 축을 만들며 살짝 구부린다.
- 오른손으로 주전자를 자연스럽게 잡되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게 한다.
엄지는 손잡이 위쪽을 나머지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손잡이를 잡는다.
- 주전자 높이는 드리퍼에 가까이하되 주전자로 원을 그릴 때를 고려해 드리퍼와 부딪히지 않는 높이로 맞춘다.
4. 뜸 들이기
1) 주전자 앞으로 살짝 기울여 물을 주전자 입구로 이동시킨다. 물이 흐르면 안 된다.
2) 숨을 천천히 내쉬며 주전자를 수직으로 내린다. 팔, 다리, 허리를 조금씩 사용한다.
3) 가운데에 원두가 가장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중앙에 물을 많이 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4) 원두와 거품이 부풀어 오르다가 더 이상 물을 흡수하지 못해 넘치려 하는 시점을 계속 관찰한다.
이 시점이 오면 재빠르게 바깥쪽으로 큰 타원을 그린다. 단, 물이 종이필터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5. 원두의 반응을 관찰하기. - 주전자를 내려 높고 관찰한다.
1) 부풀어 오른다 : 커피 내려 마실 수 있는 상태
2) 수평유지 : 커피 추출량을 적게 한다.
3) 푹 꺼짐 : 추출에 부적합하다. 방향제로 쓰거나 버린다.
6. 추출하기
1) 1차 추출
- 뜸 들이기 후 원두가 부풀어 오르다가 멈춘 후 1차 추출을 시작한다.
2) 2~5차 추출
- 커피가 추출되는 양과 드리퍼의 원두 높이가 낮아지는 걸 관찰한다.
- 드리퍼 안에 물이 완전히 빠지기 전에 추출을 시작한다.
- 가운데를 집중적으로 작은 타원을 여러 바퀴 그리다가,
물을 더 이상 흡수하지 못하는 시점이 오면 재빠르게 바깥쪽으로 큰 원을 그린다.
종이필터에 물이 닿지 않게 한다.
3) 추출 중단시점
- 원두 향과 원두의 물 흡수 수준을 고려해 멈춘다.
원두 상태가 좋으면 4~5회까지,
안 좋으면 2번만 추출할 때도 있다.
- 원두가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
- 향이 점차 사라지거나 내가 싫어하는 원두 잡향이 나오면 추출을 멈춘다.
- 의도하지 않아도 추출량은 대게 90~110ml 정도가 된다.
7. 물을 추가하기
맛있는 액기스만 추출하고 물을 100ml 정도 부어서 맛의 밸런스를 맞춘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맛있는 맛이 먼저 나오기 때문에,
맛있는 부분만 추출하고 물을 넣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이렇게 글로 설명하긴 했으나,
요리는 글을 읽는다고 늘지 않는다.
직접 내려보고 맛보고 다시 내리는 과정에서 실력이 쌓인다.
한 잔의 커피를 내리는 과정도 요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나도 사부님의 커피와 견준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같은 원두, 같은 도구를 사용해도 사부님이 내린 핸드드립 커피의 개성과 깔끔함은 나의 것과 차원이 다르다.
핸드드립 커피 한잔을 내 취향에 맞게 내리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주전자 무게조차 익숙하지 않았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팔이 움직여져서 물줄기가 엉망이 됐다.
물줄기만 신경 쓰다 보니 원두의 향이나 반응을 관찰할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작은 단계로 나누어서 별도로 연습했다.
특히 주전자 다루는 연습을 많이 했다.
안정적인 물줄기를 위해서 안정적인 자세가 필요했다.
사람마다 몸이 다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세가 다르고, 테이블의 높이에 따라 이 자세들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 또한 이렇게 저렇게 연습을 통해 안정적이고 유연한 자세를 찾아야 한다.
1) 움직일 때 유연성 확보를 위해
- 양다리, 왼팔을 모두 살짝 구부려서 움직 일 때 뻣뻣하지 않게 한다.
2) 무게중심
- 하체에 보다는 상체에 무게중심을 두는데,
다리에 무게중심을 두면 반동이 생겨서 주전자가 그 반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3) 새끼손가락도 미세하게 사용한다.
- 주전자를 사용하는 동안에 물의 힘이 부족하면 주전자를 쥔 새끼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어 주전자 기울기를 아주 약간 기울이는 미세한 움직임을 한다.
4) 호흡은 내쉬는 숨을 사용한다.
- 주전자를 움직이는 동안에 내쉬는 숨이 모자라지 않게, 고요하게 숨을 내쉰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이 알 수 있는 행위다.
처음 배울 때는 이런 과정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취향의 깔끔하고 개성 있는 커피를 내가 원할 때 내려 마실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내 노력을 의미 있게 한다.
커피를 아무 때나 먹고 싶어서 배웠고,
그 과정에서 커피에도 다양한 맛의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직접 내려먹으면서 돈도 아낄 수 있었다.
핸드드립 커피를 배우고 싶다면,
직접 다녀보고 내가 맛있다고 느끼는 곳에서 오프라인으로 배우기를 추천한다.
동영상을 보며 따라 할 수도 있으나, 직접 향을 맡고, 교정받으며 배워야 지치지 않게 배울 수 있다.
어떤 추출 방법을 선택하든, 나만의 취향을 알아가고 즐길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