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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사유 Jun 24. 2021

뭣이 중헌디

어느 물류업체와 시스템의 착각에 대하여 / 동상이몽(動想異夢)

배경 사진 출처: SBS 뉴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361453



 생각을 움직여 다른 꿈을 꾸다, 동상이몽(動想異夢) 매거진은 저자 커피사유가 바라본 세상에 대한 시각을 담는 공간입니다.

 더 많은 생각들을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저자의 블로그를 방문해주세요.



"뭣이 중헌디!"
영화 『곡성』 中




 ... 결국 또 한 번, 나는 체감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들어올리는 트로피에 관한 이야기, 그 이야기가 쓰여진 책의 검은 글자들 사이에는 아주 작아 보이지도 않는, 그리하여 결국은 주목받지 못하고 떠나버린 이들의 비명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어떤 그래프의 곡선이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어떤 무리들이 환호성을 지를 때, 그 우상향(右上向)의 곡선의 점과 점 사이에는 또 다른 점이 아닌, 그렇게 떠난 이들의 시체가 가득하다는 것을.


 누군가는 샴페인을 터뜨리며 전표(傳票)에 찍힌 숫자를 보면서 즐겁게 웃고 환호성을 지를 때, 그 무리들이 잔에 따르는 것을 담은 병에는 전혀 웃을 수 없는, 그리하여 결국은 서서히 말라 비틀어질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핏물들이 가득히 담겨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성장(Development)을 외치며 사람들에게 눈앞의 숫자를 보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은 숫자가 아닌 진정한 명(命)이기에, 결국 우리는 칸트의 다음과 같은 말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존엄성의 가격을 계산하고 비교하는 것은 곧 그것의 신성함을 모독하는 것이다."

 - 임마누엘 칸트. 『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놓기』. 이원봉 옮김. 책세상. 2002. p. 94


 ... 인명(人命)의 값은 더없이 귀중하다고 말하는 그들의 교활한 말 사이에는, 결국 식인(食人)의 의지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바로 오늘.


 과연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 관한 진실이란 말인가.




오늘의 사족


 배경 사진이 오늘의 사족임을 밝힌다. 그리고 덧붙인다.


 "불매(不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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