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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라이터 Apr 17. 2020

커피업계와 IT 플랫폼의 상생 효과

성장하려면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 커피업계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원두 공동 구매 플랫폼 ‘원두(ONEDO)’를 2020년 2월 론칭한 스프링온워드의 정새봄 대표를 만났다. 정새봄 대표는 IT업계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았다. 모바일 설문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 국내 여가 플랫폼 ‘야놀자’, 벤처캐피털 ‘패스트트랙아시아’,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아만다’에서 일했다. IT와 커피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날지 기대된다. 

 

Q. 여러 분야 중에서도 특히 ‘커피’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약 8년 동안 로스터로 일하고 있는 남편을 통해 커피업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커피업계를 하나로 뭉치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프라인 매장 운영, 오프라인을 통한 거래 등 커피산업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는 편이라고 봐요. 온라인은 쇼핑몰, 모바일 커피 주문 서비스 등이 있고요. 


통계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커피시장 12조, 베이커리 6조, 홈 카페 5조, 디저트시장 1조 5천 억을 포함한 커피머신 등 유관 시장의 전체 규모는 30조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제 체감상으로는 그중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은 1프로도 안 되는 것 같아요. 향후 5년 이내에 카페에서도 무인 주문 시스템인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바로 주문하는 것이 더욱 보편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스프링온워드가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원두(ONEDO)’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카페, 제조업체, 소비자 간에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이에요. 숙박, 부동산, 배달 등 다른 업계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있잖아요. 이런 플랫폼에는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 변동성이 정보 비대칭 해결을 통해 어느 정도 컨트롤 되고 있어요. 커피업계는 이런 부분이 오프라인에서 구두로만 이뤄지고 있죠. 그렇다 보니 구매자가 지식과 정보량이 부족하면 해당 제품의 가치보다 더 비싸게 구매하기도 해요.


Q. 말씀하신 방향의 첫 발걸음으로 ‘공동 구매 서비스’를 선택하셨어요. 


좋은 커피를 찾고 싶은 카페, 그리고 좋은 커피를 소개하고 싶은 로스팅 브랜드 양쪽의 니즈를 충족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믿을만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했죠. 그래서 공동 구매 형식을 선택했어요. 구매자 다수가 모여서 구매하니 가격이 낮아지고, 로스팅 브랜드에는 저희 플랫폼의 안정적인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해서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원두(ONEDO)’ 공동 구매 화면 갈무리 (https://onedo.kr/home)


Q. 서비스의 타깃은 누구인가요? 사람이 모일 때까지 기다린 후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면, 신선한 원두를 시기적절하게 구매할 필요가 있는 카페 입장에서는 운영에 영향을 끼칠 것 같은데요. 


B2B 타깃이에요. 카페를 창업하고 싶은데 커피업계 정보를 잘 모르는 업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더 좋은 원두를 찾는 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공동 구매 제품을 1달 동안 오픈해두는데요. 1달이 되기 전이라도 1주일에 1회씩 주문이 들어온 만큼 배송해 드려요. 그동안 사람들이 더 모여서 가격이 낮아진 만큼을 포인트로 돌려드려요. 예를 들어, 25,000원일 때 원두를 구매했는데, 사람이 모인 후 가격이 5,000원 낮아져서 최종적으로 20,000원이 되었다면 5,000원을 돌려받는 거죠. 이러한 리워드 제도 덕분에 재구매율이 올라가고 있어요.


Q. 어떤 로스팅 브랜드와 함께하고 있나요? 


저희 플랫폼의 취지에 공감하고 뜻이 맞는 곳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실력도 물론 훌륭하고요.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영상 인터뷰를 촬영했었는데요. 커피를 상업적으로만 대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최상의 원두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진심을 전하고 싶어요. 


4월 17일 기준 판매되고 있는 원두(시계 방향으로 세루리안, 땡큐로스터스, 스탠딩커피, 커피그래피티, 커피랙)


정새봄 대표는 다른 언론 보도를 통해, “복잡하고 후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카페 원부자재 유통 시장을 혁신하겠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IT 스타트업의 도전 정신이 느껴지는 포부다.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들어봤다. 


Q. 플랫폼 이름인 ‘ONEDO’가 혁신 경영이라는 뜻도 갖고 있잖아요. 도전과 변화를 굉장히 중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프링온워드의 슬로건은 “CAFE STARTS FROM ONEDO”인데요. 이 슬로건은 세 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요. 먼저, 카페는 원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원두’라는 플랫폼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ONEDO는 1등을 뜻하는 원(One)과 실천을 뜻하는 두(Do)의 합성어로 혁신 경영의 의미도 갖고 있어요. 커피업계에 혁신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Q. 무언가를 바꾼다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정보의 비대칭을 가장 먼저 개선하고 싶고, 주문 과정에서는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싶어요.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부자재나 원두를 직거래로 발주한다면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으로 주문하고 후불로 현금 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카드 결제 시스템 자체가 없거나, 안정적으로 진행되지 않고요. 이 때문에 미수금이 생기고, 주문 사항이 누락되기도 해요. 구매처와 판매처 양쪽 모두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이슈가 생기는 거죠. 저희 플랫폼은 카드 결제와 계좌 이체 모두 가능하게 구축했어요. 특히 카드 결제가 안정적으로 가능하도록 신경 썼어요.


‘원두(ONEDO)’ 모바일 앱 화면 갈무리


Q. 트렌드에 대한 열린 마음도 혁신에 필요할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인해서 홈 카페가 다시 주목받고 있죠. 홈 카페라는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카페는 어디든지 있어요. 집도 사무실도 어디든 카페가 될 수 있어요. 카페는 마음 놓고 쉬거나 편하게 일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카페의 개념은 확장되었고 그러한 인식은 우리 일상에 녹아들었고, 커피의 접점이 더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증거라고 봐요. 홈 카페 트렌드는 전자상거래에 반가운 움직임이에요. 홈 카페를 하는 분들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이미 영향을 끼치고 있죠. 앞으로도 영향력이 커질 거예요. 


Q. 그렇다면 홈 카페에 대한 수요는 과연 카페 운영자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일까요? 


‘맛있는 것도 먹어본 사람이 더 잘 안다’는 말이 있잖아요. 사람들은 더 품질 좋은 커피를 마셔보고, 특이한 콘셉트를 가진 개인 카페를 방문한 다음, 그 맛과 카페 분위기를 집에서 따라 해보겠죠. 그리고 또 다른 커피와 카페를 궁금해할 거고요. 커피 맛과 개성 있는 카페를 위해서 기꺼이 지갑을 열 거예요.


이렇게 커피 시장의 전체 규모가 확대된다는 큰 그림을 봤을 때, 결국 카페 운영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리라고 생각해요. 수요가 증가한다면 그에 따라 공급자들도 커피 품질을 높이고 카페 브랜딩과 내실 다지기에 더 열심히 하는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을까요? 전반적인 커피업계가 발전하고 성숙하면서 모두가 상생하리라 믿어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코로나19로 인해서 업계가 침체된 요즘입니다. 저희의 새로운 시도가 조금이나마 커피업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먼저 찬찬히 실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동 구매 서비스뿐 아니라, 다른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오픈하려고 해요. ‘카페 운영을 시작해야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카페에 대한 모든 것이 있는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지켜봐 주세요!


글 : 남은선 기자 eunsun0323@coffeetv.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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