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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라이터 Jul 04. 2018

여기서, 공부해도 될까요?

커피소식

“저기요. 여기 공부하는 것 안 보이시나요?”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갔을 때 겪은 일이다. 순간 나는 도서관 왔다고 착각이 들 정도였다. 나 역시도 카페에서 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할 일이 많았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 오히려 더 불편했기 때문이다. 적절한 소음이 있는 카페는 눈치 볼 일 없이 내 할 일을 하기 좋은 곳이었다. 하지만 내 돈 주고 이용하는 카페에서 대화조차 나누지 못한다니

한창 대학교 시험 기간이었기에 그럴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한량처럼 친구랑 농담이나 주고받고 있으니 싫을 수 있다. 하지만 카페가 그래도 도서관은 아니지 않는가?

왜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걸까?
1999년, 스타벅스가 한국에 처음으로 등장하면서 ‘다방’문화에서 ‘카페’문화로 변화가 시작되었고 처음에는  비싼 커피를 사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싼 가격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카페는 대화를 나누거나 공부와 일,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까지 수용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카페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카공족)이라는 새로운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특징은 이러하다. 저렴한 음료 하나를 주문하고 콘센트가 있는 자리 근처에 앉아 오랜 시간 동안 카페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러한 카페 이용 방식에 대해 많은 찬반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항상 각자의 입장만 이야기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커피 TV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9%의 사람들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추가적으로 카페 장시간 이용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오래 이용할 경우 그만큼 추가 주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배려가 필요한 시간
최근에 노량진에 스타벅스가 입점하긴 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노량진에 입점하지 않은 이유로 바로 카공족에 대한 염려라는 추측이 많았다. 게다가 입점한 뒤에도 이러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다. 스타벅스 측에서는 카공족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넓은 매장 내에 4곳만 콘센트를 배치한 것은 카공족을 반기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결국 카페에서는 시간제한이나 공부를 목적으로 오는 손님을 막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실제로 몇몇 개인 카페들은 그런 식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혹은 게임을 하거나 무엇을 해도 남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괜찮다. 다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카공족들이 카페 음료 가격을 지불하면서 자릿세도 지불했다고 주장하면서 카페를 오래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도 카페 쪽에서도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때문에 카페에서 공부를 할 때 조금은 카페를 배려한다면 어떨까? 장시간(일반적으로 2~3시간) 이용할 때에는 추가 주문하기. 혼자 공부할 때에는 1, 2인석 이용하기. 다른 손님에게 시끄럽다고 눈치 주지 않기. 이 정도만 되어도 진상 손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카페에서 공부하는 손님들을 너무 미워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들의 주장대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건 그들의 자유다. 실제로 카페에서 공부나 업무를 하면 보다 집중이 잘 된다는 연구도 많다. 또한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는 건 카페의 고정 수익에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이 논란은 오랫동안 이어져왔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모두가 즐거운 커피 라이프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이 글은 커피TV의 기사로 작성된 글입니다. / 기자 : 이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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