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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피네올리브 May 14. 2020

공쥬와 삼식이의 쑥국 끓이기 소꿉장난

계절 별미 쑥국~ 쑥 다듬기, 준비하기가 절반!

몸에 좋고 입맛 당기는 계절별미 음식인 맛있는 쑥국 끓이기, 쑥된장국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하늘나라에서 눈깔사탕을 무려 3개나 주고 알아 온 공쥬는 삼식이와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비법의 황금레시피대로 쑥국 끓이기 소꿉놀이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런데 아시는가? 쑥국 끓이기는 쑥 다듬기 및 준비하기가 절반이라는 사실을!

빰빠라빰!



나공쥬와 삼식이의

쑥국 끓이기, 쑥된장국 소꿉놀이


1. 쑥 캐기
보드라운 쑥국, 쫀득쫀득 쑥떡, 비 오는 날 막걸리에 노릇노릇한 쑥전 같은 특별한 음식을 맛보려면 일단은 머다? 당연 쑥부터 캐야지 않겠는감?^^


"머시라공? 요즘은 수고스럽게시링 일부러 캘 필요가 없다고? 공쥬야! 공쥬야! 쑥이를 돈으로 살 수가 있댄다~"
"그우랭? 어디서 파는데?"

여기 시골에는 지천에 널린 것이 쑥인데, 요즘은 인터넷이나, 마트나, 전통시장에서 간편히 살 수 있는 모양이다.


집뜰 사랑채 자리에 난 쑥

꽃피네올리브의 아련한 기억 속에 진짜 할부지와 온갖 힘든 농사일을 다했던 어미소와 새앙치가 살았던 사랑채 자리에 옹기종기 돋아난 봄 쑥들.


어리디 어린, 이른 봄 쑥을 캐기 위해서는 작은 칼로 뿌리를 살짝 자르는 것이 편하다. 아래의 사진처럼


"삼식아! 너 너 너! 칼 가지고 장난치면, 오늘 밤 이불에 오줌 싼다아"
"싸도 엄니가 꼬실꼬실 하게 빨아주셩~ 오옝! 쑥이가 너무 작아 손으로는 힘들고, 칼로다가 쑥뿌리를 살짝살짝 자르는 것이 참 재미있넹 히히"^^


어린 쑥은 작은 칼로, 큰 쑥은 손으로 톡!


"희야~" 이구동성! 터져 나오는 탄성!

아래 왼쪽 옆 큰 잎사귀는 아티초크 오페라, 보라색 작은 꽃을 달고 있는 녀석들은 녹비식물인 헤어리비치인데 쑥들이 그 아래 그늘 속에서 몸을 비벼대면서 햇볕을 향하여 목을 내밀고 있다 .


왼쪽 아티초크, 중앙하단 헤어리비치 그늘의 쑥

"이야! 이고 땡 잡았다! 그늘에서 큰 녀석들이라 그런지 다들 키가 늘씬하구나. 금세 한주먹 되겠어"

"아티초크 이파리 밑을 뒤져바. 거기도 엄청 큰 쑥들이 있을 고얌"~


쑥 다발

순식간에 한 손 가득, 부드럽디 부드러운 쑥이 다발을 이루었는데~

"이렇게 부드러운 쑥을 캐려면 어디를 찾아봐야 하지빙?"
"좀 그늘진데! 엊그제 철홍이네 담벼락 하고, 전봇대 옆에 큰 쑥들이 있던뎅"
"가자! 접수하러!"

그리하여 공쥬와 삼식이는 '나질겨' 고무신을 신고,  괴나리 봇짐 속에 주섬주섬 공쥬표 주먹밥을 쑤셔 넣고선 부드러운 쑥 찾으러 발걸음도 가볍게! 고고 씽!


지칭개: 쑥과 비슷하다

갸우뚱~ 쑥 같기도 하고 냉이 같기도 한 이 녀석은 머꼬?

"어랍숑! 요건 모지? 꼭 쑥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따야 할까 말까 고민 들어가네"
"얼른 꽃피네 님께 손전화 때려바방"


지칭개는 1미터에 달하는 크기로 큰다.

"예에? 부침개라고요? 공쥬야 공쥬야!~

부침개란다 부침개!"

얼씨구나 절씨구!~  경사났네 경사나!~

이게 무신 횡재냐!~

 삼식이는 그렇게~ 그렇게 신이가 났는데


"그럼, 이걸 오또케 해 먹나유? 솰라솰라 €£¥€#%? 네엥? 부침개도 아니고 쑥이도 아니라고용? 지칭개? 이름 한번 그고참 괴상하네유ㅠ  게다가 쓰디쓰다고요? 그럼 캐지 않을께유ㅠㅠ"

​그렇다. 좋다 말았다! 삼식이는 지칭개를 부침개로 잘못 들었다.  삼식이의 귓전을 때리는 목소리에 의하면 위의 것들은 엄청 쓰고 희한한 맛을 지닌 지칭개란다.

"공쥬야! 난 알지롱 쟤 이름! 빼빼롱이나 눈깔사탕 주면 알리줄께"
"우하하하~ 달랠 걸 달래야지! 네가 달리 삼식이냥! 부침개가 아니고 지칭개라멩? 다 들었지롱 "
ㅋㅋㅋ




2. 쑥 다듬기

그늘에서 딴 부드럽고 기다란 쑥

공쥬와 삼식이는 짧은 시간에, 어마무지하게도 늘씬늘씬하고 보드라운 쑥을 많이도 캐었다.

쑥국, 쑥된장국, 쑥떡을 해 먹으려면 당연히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겠지빙! 잘 다듬고 나서는 흐르는 물에 몇 번이나 헹구는데

이거이거 보통 일이 아니다! 쑥국 끓이기 중, 이 성가신 다듬기 과정을 생략하려면 방법은 딱 한 가지! 마트나 전통시장에 가면 된다!


3. 쑥 헹구기

흐르는 물에 쑥 헹구기

"바가지야~ 바가지야~ 너눈 너눈 좋겠다~ 부드러운 쑥들을 품에 안고서 흥겨운 콧노래 소리가 쏴아~ 쏴아~ 절로 나오는구나!"


흐르는 물소리에 덩달아 찰랑찰랑~
공쥬녀석 신이 나서 이리저리 긴 생머리가 흔들린다. 바가지 안 물 속에서 흔들려!


4. 쑥 삶기

대야에 넣고 푹푹 쑥을 삶는다.

"삼식아 모하냐! 불 때야지 쑥이를 삶자!"
"데치는 것이 아니고 삶는다공?"
"쑥에는 질긴 식이섬유가 많아서 인정사정없이 팍팍 삶아줘야D얌!"^^


쑥은 팍팍, 푹 삶아야 한다!


"삶아진다! 삶아져!"
"너무 삶은 거 아냥?"
"전화 때리방"


"네엥? 더 삶으라고요???"


더 삶아야 된단다. 신난다. 재미난다! 오늘만큼은 기름값 아끼지 말고, 간만에 신나게 불장난 해보자! 오줌 싸던 말던, 갈 데까지 가보는고얌! 하하

의기투합!

봄 쑥은 삶으면 이렇게 맑은 물이 나온다.

말린 쑥은 삶은 물이 진하고 시커멓다. 갓 따온 생쑥은 삶은 물이 오른쪽 위처럼 연노랗고 맑고 깨끗하다. 폭폭 잘 삶아졌다.

쑥을 푹 삶지 않고 그냥 데쳐서 쑥국, 쑥된장국을 끓이면 질겨서 아마도 못 먹고 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5. 삶은 쑥 헹구기

뜰채로 건져내어 찬물에 퐁당! 삶은 쑥 헹구기

뜰채 앞으로!
"하! 이거 동작봐라! 그래 가지구서 어디 밥이나 얻어먹고 살겠나?"

밥을 얻어먹는 때가 있었다?고랑??
못 믿겠다! 삼식이!

하기야 지금이야 계절별미 음식으로, 또는 건강식품으로, 몸에 좋다고 쑥국. 쑥된장국을 끓여 먹지만,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배고파서, 봄이면 보리며 쑥이며, 냉이며, 달레며, 보이면 보이는 데로 캐다가 먹었었다. 바로 엊그제 같이 생생한 40-50년 전에 말이다.


잘 건져서
뜨거우니 조심조심~  찬물 속으로 퐁당!^^


"우와 대야 크다야! 소싯적 엄마 품에 안겨서 물장구치며 놀았던 대야보다 크다야~"
"함 들어가 볼까?"

"너 그르다 우당탕 살림 깨부시면 쥑는 수가 있닷!"


"우멩 오진거!"
"어쩜 그토록 푹푹 삶았어도, 색깔이가 이리도 고울까!"

생쑥이니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정말 곱게도 삶아졌다.


6. 쑥 다지기. 쑥 찧기

쑥국을 끓이기전 쑥을 찧는다.

어디를 그렇게 깨대 다니다가 이제야 짠! 하고 나타난 꽃피네올리브~

"공쥬야 삼식아! 이제 삶은 쑥을 절구통에 넣고, 사정없이 팍팍 찧거라"
"그냥 국 끓여 먹으면 되지, 왜 찧어야 하눈데욤?"


철 지난 쑥은 질기느니라. 춘삼월 어린 봄 쑥이라도 맛있고 보드라운 쑥국을 맛보려면, 삶아서 반드시 빻거나 찧어야 하느니라!
나중에 두고두고 먹을 생각으로, 삶은 쑥을 찧어서 한덩이씩 냉장.냉동 보관한다.

쿵쿵 탁탁~ 각자의 타고난 개성을 한껏 뽐내는, 쑥 찧는 소리가 들리는가?

삼식이 녀석의 쑥 찧는 소리~
"쿵쿵 쿵쾅쿵쾅 쿵쿵쿵 쾅쾅쾅 쿵쾅쿵쾅"
어디 땅이가 꺼졌남? 전차가 지나가남?^^ 하하

공쥬녀석 쑥방아 찧는 소리~
"콩콩 콩콩콩 캉캉캉 달그락달그락 톡톡!"

해맑고 다소곳한 예쁜 소리~

쿵쿵 절구소리가 꽃피네올리브의 가슴을 찢는다.
한 번 찧고 '극랑왕생하거라 '
또 한 번 찧고선 '하늘나라 천당에서 부디 잘 살거라'

꽃피네올리브는 모든 가족을 먼저 보내고, 한없이 쑥을 찧고 찧고, 또 찧는다. 팔자에 없는 농부가 되어 무엇을 찧는 건지~ 무엇을 찢는 건지~

오직 그리운 사람을 그리며, 흘러간 11년의 세월을 절구통에 넣고서 찧고 또 찧는다. 들리는가?

드댜 다 찧었다. 지금까지의 이 일련의 과정들이, 쑥 캐기, 쑥 다듬기, 씻기, 삶기, 헹구기, 찧기의 여러 과정들이 쑥국 끓이기의 절반이 아니라 실제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 끼씩 먹기 좋게 나누어, 냉동고에 보관해서, 입맛 없을 때마다 꺼내서, 쑥된장국을 끓여 먹어야지비!^^


7. 쑥국. 쑥된장국 끓이기

쑥국 끓이기

입맛 당기는 계절의 별미음식! 맛있는 쑥국 끓이기는 아주 쉽다.


쑥국. 쑥된장국 끓이기

1. 물을 붓고 엄마표 시골조선된장을 풀어 넣는다.  
2. 삶고 찧은 쑥을 적당량 냄비에 넣는다.
3. 싱거우면 소금간을 한다.
4. 기호에 따라 멸치육수를 내어 끓일 수도 있으며, 신선한 바지락을 넣어 끓이면 입에서 톡톡 거린다.


"오늘은 고기 안 먹는 날이래 샴띡아"
"오 그랭~ 일년중 풀만 먹는 날도 있눈고야? 무슨 날인뎅?"

"아침나절에 밭에서 일하고 계시는 꽃피네올리브님이 그러시던데 오늘은 고기 안 먹는 초파리라고 하는 날이래"
"아 초파리!"
"아냐 초파리(초파일)이라고!"

구염 톡톡! 공쥬의 혀 짧은 초파일이 삼식이 귀에는 마치 초파리로 들리는가 보다! ㅋㅋ

"알아알아 초파리~"
"아니래두 초파리(초파일)이래둥"
"나도 잘 알아. 오늘은 초파리가 옛날 옛적에 에프킬라라고 하는 힘쎈돌이한테 무쟈 맞아 다 죽었는뎅 기념하는 뜻에서 초파리날이라고 하는거얌"
 
"야! 이 바부야! 초파리가 아니고 초파리(초파일)이래둣!! 암튼  초파리날을 맞아서 내가 맛있는 쑥국 끓여줄게"

오늘은 양력 4월 30일, 어린아이들이 초파리라고 해도 그냥 너그러울 듯한 부처님 오신 날 초파일! 꽃피네올리브는 불교도, 기독교인도 아니지만, 살생을 금하고 움직이는 모든 생명을 어여삐 여긴 석가모니 탄신일을 맞아

입맛 당기는 계절별미 음식이면서 건강에도 좋은, 맛있는 쑥국. 쑥된장국 끓이는 방법에 대해서 공쥬와 삼식이의 소꿉놀이를 통하여 들여다 보았다.


공쥬는 물 하고 된장만 넣으면 되는 쑥국 끓이기를 무슨 대단한 비법인 마냥, 하늘나라에서 눈깔사탕 주고 배워온 황금레시피라고 자랑하였다고 후에 전설은 말하더라 하하^^

에피소드!

쑥국. 쑥된장국 끊이는 방법. 쑥국은 쑥다듬기가 절반인 겨!


꽃피네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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