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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중섭 Jan 14. 2018

아티스트로 태어난 우리

동면에서 깨어날 때 

우리가 성공적으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우리는 모두 아티스트로 태어났지만, 이를 잊고 살아간다. 따라서 본인 내면에 동면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깨우는 것으로 충분하다. 자발적 복종에 익숙해진 현대판 노예는 자신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며, 자신이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다는 위대한 사실을 간과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자. 아이였을 때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어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시스템이 설계한 교육 및 사회화를 거치며, 아티스트 기질은 무뎌진다. 시스템은 개인이 가진 고유의 색깔을 없앨 것을 요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향기 없는 무채색의 인간으로 전락한다. 


역사에 남을 0.1% 천재적 아티스트의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동면하고 있는 내면의 아티스트를 깨울 수 있으며 이는 탈(脫) 노예 하는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내가 써먹는 방법들인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모두에게 맞는 정답은 없기에 참고만 하고,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누구나 내면에 반고흐가 있다

자신과의 대화

흔히 대화라 하면 타인과의 소통 및 사회화를 떠올리는데, 나는 자신과의 대화가 그 어떤 누구와의 소통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하고 본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본인이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이상형이 뭔지, 어떤 취향의 음악을 좋아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누구나 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특질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왜 사는지 등 다소 무겁고 중요한 주제와 관련해서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현대판 노예는 먹고사는 쳇바퀴에 빠져 바쁘다는 핑계로, 이러한 자신과의 대화를 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은 3차원의 입체도형처럼, 어디에서 보는지에 따라 실로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머리 속에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키우고 있다. 직장에서 사이코패스 같던 상사가 집에서는 따뜻하고 사려 깊은 가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학교에서는 말없고 조용했던 학생이 무대에서는 뜨거운 에너지를 분출하는 힙합 가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혈액형처럼 어떤 사람을 A타입 인간, B타입 인간 등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인간의 다양한 면

가령 “나는 활발하고 밝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때때로 고독, 음울 등 활발함 및 밝음과는 대비되는 특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무지개 색이 사실 7가지 색보다 훨씬 다양하듯이, 사람도 자세히 보면 무척이나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 수많은 특질 중, 남들한테 없는 보석 같은 면모가 누구나 있기 마련인데,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현대판 노예는 성공한 사람의 색깔을 보며 마치 자신도 그런 색을 가져야 할 것처럼 착각하고 모방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색깔을 외부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발견해야 한다. 


자신과의 대화의 핵심은 끊임없는 질문과 솔직함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 내가 던졌던 “주당 60시간 초과 근무를 하면 매년 기존 대비 두 세배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은 돈을 위해 기꺼이 노예처럼 일만 하는 삶을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려 보자. 당신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Yes라고 답할 경우, 나는 왜 이 돈이 필요한지. 이 돈을 가지고 난 무엇을 할 것인지. 나는 어느 수준의 돈을 가지고 있으면 만족할지. 돈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초과 근무로 내가 잃게 될 것은 무엇이며 이것은 내가 감당할 수준인지. 강도 높은 근무를 과연 견딜 수 있을지.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여러 가지 질문들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만약 이 중 하나라도 대답할 수 없을 경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Yes라고 할지 No라고 할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반면 No라고 답할 경우, 자신에게 던질 질문은 다음과 같다. 돈을 포기한 대가로 얻는 60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내 삶에 얼마나 소중한 가치며, 나는 그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간절한지.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나는 왜 자살하지 않는가”라는 질문과도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곰곰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현대판 노예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선뜻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전 파트에서 밝힌 바 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한다는 것은 곧 포기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어진 정보 하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가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솔직하지 못한 선택을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기만이고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과 대화하는 능력은 주로 명상하거나 고독한 상태로 사색할 때 극대화되기 때문에, 가끔씩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고독할 줄 모르는 인간은 결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 고독은 나에게로 가는 통로다. 노파심에 말하는데 제발 ‘자신과의 효과적 대화를 위한 10가지 비법’ 같은 책을 사거나, 타인의 방법을 학습하려는 등 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부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다른 환경에 노출

창조를 하는 아티스트에게 창의력과 영감은 필수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창의력은 4세부터 증가해 25세에 정점을 찍고 그 뒤로는 감소한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것, 뉴턴이 중력 법칙의 틀을 세운 것,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의 창업자들이 위대한 기업을 세운 것도 20세 중반 전후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이 먹으면서 감소하는 창의력을 어떻게 향상할 수 있을까? 자신을 다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신선한 영감을 얻고, 이를 메모하는 것이 무척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화이트칼라가 많다. 특히나 이전 직장 특성상 금융 쪽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성향이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다. 이렇게 나와 비슷한 특질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며 느끼는 동질감과 편안함도 좋지만, 아쉽게도 난 이들과의 만남에서 새롭고 창의적인 영감은 거의 얻지 못한다. 내가 영감을 얻는 것은 예술가, 자영업자, 창업가,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 등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과 어울리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것은 다양성에 대한 공감능력인데, 나와는 다른 특질을 가진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규정하지 않고 그들이 가진 개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내가 가장 과감하게 지출하는 것은 여행인데,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면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게 마련인데, 열린 마음으로 현지인들을 대하다 보면 “기존에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나 문화권이 비슷한 나라보다는 이질적인 문화권의 나라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경제적 이유로 해외로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평소에 잘 가지 않는 장소로 무작정 가보는 것도 충분히 좋다. 중요한 것은 집이나 학교, 회사, 자주 가는 동네와 같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평소에 관심 없는 생소한 분야의 정보를 의식적으로 접하는 노력을 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나는 경제, 경영, 문학, IT, 심리학, 정치 등의 정보는 흥미롭게 받아들이지만 언어, 역사, 화학, 의학 분야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내가 관심 없는 분야의 정보도 이따금씩 보곤 하는데, 의외의 수확을 얻을 때가 있다. 가령 역사책을 보고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향후 미래를 예측해 본다든지, 현재 의학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미래 경제 및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본다든지 하는 것이다. 전혀 연관되지 않는 분야인 것 같은데 묘하게 엮여 있을 때가 있고, 이는 균형 잡힌 시각과 폭넓은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창의력은 기존과는 다른 생소한 것을 경험하면서 길러지고, 메모는 이때 얻은 영감의 기록이다. 좋은 아티스트는 이성과 감성, 인문과 과학 간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고 간다. 스티브 잡스도 생전에 대학에서 들은 캘리그래피 수업이 우연히 훗날 매킨토시에 영감을 주었고, 매킨토시가 없었다면 오늘날 스마트폰도 애플도 이렇게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캘리그래피와 매킨토시 그리고 스마트폰. 이렇듯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연결되고 무언가가 창조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아티스트는 늘 생소하고 다른 환경에 자신을 노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자신을 색다른 환경에 노출하는 것은 디지털 세계에선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현대판 노예들을 양산하는데 일조한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점이다. 맞춤형 정보를 추천하는 디지털 매체가 만든 필터 버블은 우리가 다른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창의성을 저하한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가 어딘가에 있다고 인지하는 것과,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디지털 매체는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개별화된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생소하고 다른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철저히 배제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가 창의성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당장 스마트 폰 끄고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하고, 책을 읽자. 

https://www.youtube.com/watch?v=wwrduFMjOQQ

디지털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쉽다

패러다임에 대한 의심

자동차 왕 포드는 생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봤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이렇듯 창의적이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존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반면, 창의적인 아티스트들은 패러다임에 의구심을 가지고 어쩌면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기존의 것을 비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20세기 초 포드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겠지만, 지금은 자동차는 전 세계에 보편화되어 매년 9천만 대가 생산이 된다. 


역사에 남을 위대한 아티스트는 한 세기에 한 번은 나오는 것일까? 포드가 자동차 대중화를 이끈 지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엘론 머스크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그가 테슬라로 전기차의 비전을 보여주기 전,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100년 전 그랬던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빠르고 튼튼한 내연기관 자동차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전기차를 선도하는 기업 Tesla의 엘론 머스크

이처럼 패러다임을 의심하는 것은 좋은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필수 자질이다. 하지만 이런 의심이 기존의 관습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져 아티스트는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의심을 하는 것은 남들에게 특이한 사람, 미친 사람 혹은 반역자 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현재 패러다임인 갈릴레이가 주장한 지동설은, 500년 전 당시 패러다임이었던 천동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었고 결국 그는 종교 재판에서 처벌을 받아야 했다. 비록 패러다임을 의심하고 그에 맞서는 것이 고된 일일지라도, 아티스트는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이에 굴하지 않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 


좋은 아티스트가 배출되기 위한 환경은 개성을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관용 있는 사회다. 우리가 밟고 서 있는 이 땅의 모든 문명의 혜택은, 기존 패러다임을 의심하고 지도에 없는 새로운 길을 찾아냈던 아티스트들 덕분이다.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세상은 더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남들과 다른 주장을 하는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관용을 가질 때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소수의 괴짜들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위의 방법론은 나한테 효과가 있었을 뿐이고 정답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부디 스스로 본인에게 맞는 길을 찾기를 바란다. 온갖 시도와 경험을 하다 보면 자신이 어떤 수단을 가지고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지 보인다. 방향이 정해졌다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본인만의 신념을 가지고 우직하게 실행하면 된다. 나는 스티브 잡스가 했던 “connectingthe dot”이라는 표현을 참 좋아하는데,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살아온 삶의 자취들은 점으로 남아 있는데, 연관 없어 보이는 이 점들이 언젠가 미래에 연결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자.       


당장 보이는 결과물이 없더라도 조급함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창의력을 키우고 자신에게 내재된 아티스트의 기질을 깨운다고 하더라도, 위대한 창조의 결과물은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누구나 가끔씩 번뜩이는 영감을 얻을 때가 있는데, 이를 포착해서 메모로 기록을 남기고 창조하는 활동을 꾸준히 실행해야 한다. 세렌디 피티는 완전한 우연으로부터의 중대한 발명이나 발견이다. 우연이 필연이 되는 것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해당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나무에게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이 일상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뉴턴에게는 만유인력 법칙의 영감이었다. 시스템에 길들여지는 것을 경계하고 날을 세우자. 언젠가 현대판 노예의 쇠사슬을 끊어낼 그 날을 위해. 


https://www.youtube.com/watch?v=Q8QvOKOGplc

아티스트에 관한 아디다스의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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