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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 음악대장 - 그들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우리는 "나"라는 1인 기업의 마케터가 돼야한다 (당신의 상대가치#7)

이전에 브랜드가 가진 힘에 대해 포스팅하며 펩시가 코카콜라와 경쟁하기 위해 브랜드를 감추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펩시맛이 더 좋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가 여전히 막강한 콜라 1위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폴포츠의 사례 또한 브랜드의 파워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조슈아 벨의 경우, 그가 지하철에서 연주했던 공연은 분명 40억짜리 명품 바이올린을 연주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의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는 멋진 턱시도를 차려입은 사람들, 자리당 100불 이상 하는 다소 비싸지만 격식 있는 관람석, 무엇보다도 연주자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것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없었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던 것입니다. 반대로 폴포츠의 성공 배경에는, 그의 노래실력뿐만 아니라 Britain`s Got Talent라는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브랜드가 한몫을 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줘야 하는 TV 프로그램의 특성상,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를 가진 평범한 핸드폰 판매원의 성공 스토리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즉, 높은 시청률과 방송사의 이윤창출에 도움이 되는) 시나리오였고 거기에 폴포츠의 뛰어난 노래실력까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냈던 것이죠.


브랜드는 힘이다 https://brunch.co.kr/@finance1026/29

이와 비슷한 예가 한국에도 있습니다. 원래 인디밴드였던 버스커버스커는 한국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를 통해 단숨에 스타가 됩니다. 특히나 대표곡「벚꽃엔딩」은 봄이 올 때마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노랫말과 멜로디로 2012년 발표된 이후에도 꾸준히 차트 상위권에 들며, 꾸준한 음원수입을 창출하여 벚꽃 연금으로 불리기도 하죠. 실제로 보컬 장범준 씨는 2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벚꽃 연금 덕분에 강남의 건물주가 된 사실이 방송화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인디밴드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 의하면, 사실 벚꽃엔딩은 버스커버스커가 데뷔하기 이전 인디밴드 시절부터 공연하곤 했던 곡이라고 합니다. 수년 전 버스커버스커가 인디밴드였을 당시, 소극장에서 오로지 수십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던 벚꽃엔딩과 지금의 벚꽃엔딩이 다르지 않듯이 노래의 절대가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벚꽃엔딩이 오늘날 대표적인 봄 캐럴로 불리며 주가가 고공행진하게 된 이유는, 슈퍼스타 K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통한 상대가치의 비약적 상승 덕분입니다.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출처:버스커버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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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예로 복면가왕 음악대장(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 씨)을 들 수 있습니다. 록밴드 국카스텐 보컬 하현우 씨는 록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게는 예전부터 익히 알려진 이름이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가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에 “음악대장”이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한 후,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실력을 인정받고 하현우라는 본인 이름보다는 음악대장이라는 닉네임을 대중들에게 알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었죠.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특수 제작한 가면을 쓴 스타들(가수, 뮤지컬 배우, 연기자 등)이 무대에 올라 노래 경연을 하여 판정단에게 더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복면가왕이 되는 것입니다. 스타라는 브랜드를 떼고 공정하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함으로써, 스타들의 노래실력을 재조명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죠. 복면가왕이 된 스타는 회차를 거듭하면서 수많은 경연을 거친 도전자들과 매 회 경합하게 되며, 승리할 경우 복면가왕의 지위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때 복면가왕은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정체가 드러나지 않으며, 복면가왕이 누구일지를 유추하는 것도 스타들의 뛰어난 노래실력과는 별개로 프로그램의 큰 재미입니다.


음악대장으로 출현한 하현우 씨는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쟁쟁한 스타들을 이기고 무려 9연승이라는 복면가왕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저도 음악대장의 명성 덕분에 몇 회차 복면가왕 프로그램을 챙겨봤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만약 음악대장이 유명세를 얻기 전 (브랜드 파워를 얻기 전), 저같이 국카스텐을 몰랐던 시청자들에게 (저는 지금은 국카스텐의 팬입니다) 방송 황금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5-7시 “국카스텐의 라이브 쇼”(가제)라는 형식의 방송을 했다면 복면가왕-음악대장과 같은 큰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현우 씨 같은 경우는 상대가치 (브랜드) 가 통하지 않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실력 (절대가치)을 인정받았고, 지금은 음악대장을 통해 훌륭한 브랜드를 얻게 되었고 성공리에 음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복면가왕에 출연한 음악대장-하현우 (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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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영의 대가 톰 피터스는 인간의 브랜드의 중요함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나”라는 주식회사의 CEO다. 오늘날, 이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는 브랜드에 관한 최고의 마케터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대중매체에 쉽게 노출되어있는 사람들만 자기 브랜드를 가질 수 있었지만 요새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및 각종 블로그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반인들도 자기 브랜드를 알리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당장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SNS 스타가 돼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시도부터 해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요리에 관심이 많다면,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를 소소하게 개인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겁니다. 만약 당신이 미용 및 패션에 관심이 많다면 본인이 알고 있는 미용 관련 정보, 최신 유행 스타일 같은 것들을 포스팅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패션잡지를 구독하는 것보다 당신의 SNS를 팔로우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 요식업체를 경영하는 백종원 씨처럼 공중파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신이 공유하는 미용 콘텐츠가 당장 1등 커뮤니티가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브랜드를 가지는 것은 충분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다만 꾸준히 당신의 분야에서 차근차근 존재감을 드러내다 보면 어느새 입소문을 통해 당신의 직장에서, 소셜미디어에서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서 당신만의 브랜드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 대해 사람들이 당신을 떠올리고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며 당신을 찾는다면, 당신의 브랜드를 통해 당신의 주가 또한 비약적인상승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고된 업무를 마치고 집에와서 쉬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타자기를 두들기며 글을 올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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