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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중섭 Dec 27. 2020

품격 있는 어른의 조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밤에 우리 영혼은>을 보고

영화 <밤에 우리 영혼은>의 주인공은 배우자와 사별한 노인들이다. 어느 날 루이스 할아버지의 집에 이웃집 할머니 에디 찾아온다. 그녀는 말한다. "우리는 홀로 지낸 지 너무 오래됐어요. 나는 외로워요. 당신도 그럴 것 같아요." 루이스가 당황하는 사이, 에디는 더 충격적인 말을 한다. "함께 밤을 보내는 것 어때요? 섹스하자는 게 아니에요. 그냥 침대에서 밤을 같이 보내자는 거예요. 그러면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루이스는 에디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들은 이웃에서 친구로, 그리고 연인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며 각자의 삶에 시나브로 스며든다.

영화에서 나오는 루이스와 에디는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 외모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역할을 맡은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인 폰다가 특출 난 미남 미녀인 것은 사실이다) 그들이 풍기는 향기가 근사하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루이스와 에디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적당히 불완전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로버트는 젊은 시절 외도를 해서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준 적이 있고, 에디는 사업에 실패하고 아내와 별거 중인 아들과 감정의 골이 있다. 루이스와 에디는 외모가 쭈글쭈글한 노인이요, 성인군자도 아니며, 완벽한 인생을 산 사람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품격 있는 어른이다. 품격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주위가 환해진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면서 내가 요새 고민하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품격 있는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 뚜벅뚜벅 인생의 오솔길을 함께 걸어갈 품격 있는 동반자를 만나는 것. (대신, 2인 3각이 아닌 각자의 발걸음으로) 나이가 많다고 해서 다 똑같은 어른이 아니다. 더러는 유치한 애도 있고, 존경할 만한 구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어른도 수두룩하며,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어른도 있다. 품격 있는 어른은 성숙하고 사려 깊은 십 대 청소년만큼이나 찾기 어렵다. 내가 생각해 본, 품격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한 조건에는 몇 가지가 있다. 이것을 다 충족하기는 결코 쉽지 않으며, 두세 개만 충족해도 내 기준에서는 품격 있는 어른이다. 나 또한 저런 요건을 갖추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이다. 일단 나부터 루이스처럼 품격 있는 어른이 되어야 에디 같은 품격 있는 동반자를 만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품격 있는 어른의 조건>

1.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사람

2. 껍데기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과시하지 않는 사람

3. 입보다는 지갑을 더 자주 여는 사람

4. 소박하고 검소한 사람

5. 아이 같은 천진한 면이 있는 사람

6.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는 사람

7. 외모 자기 관리 잘하는 사람

8. 순수하게 즐기는 취미가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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