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무지한 대가

#2

한국 사회에 언제부터 인가 '벼락 거지'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주식, 코인 할 것 없이 모든 자산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자산에 미리 투자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현상을 뜻한다. 평소 돈을 굴리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은행에만 돈을 묵혀 두었던 사람들은 상당한 박탈감을 느낀다. 반면, 위기를 기회로 여겨 영민하게 대응한 사람들은 큰돈을 벌었다. 2020-21년은 양극화가 심화됨과 동시에 급격한 부의 재편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벼락 거지 현상을 보고 있자면 실로 안타깝다. 왜냐하면 피해를 본 다수가 결코 게으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은 대체로 열심히 살았던 편이다. 가계부를 쓰고 지출 비용을 아끼고 월급을 꼬박꼬박 은행에 저축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고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으로 돈을 풀었다. 그 결과,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자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투자를 하지 않고 착실히 월급을 모았던 사람들은 졸지에 벼락 거지가 되었다. 

사람들은 뒤늦게 자산 버블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분주하다. 재테크 공부를 하고, 부동산 임장을 다니고, 주식, 코인 계좌를 연다. 무리하게 '영끌'을 해서 '빚투'한다. 더러는 투자에 성공해 주변에 무용담을 자랑한다. 그러다 운 좋게 돈을 번 사람은 항상 소수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불거지고 금융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고점에 진입한 사람들은 큰 손실을 봤다. 게다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자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킨 투자자들은 급증하는 이자 부담에 잠이 오질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블랙 스완 이벤트로부터 상당한 피해를 본 다수. 그들의 공통점은 금융 문맹이라는 것이다. 금융 문맹은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돈을 어떻게 다룰지 모르는 사람을 뜻한다. 금융 문맹은 돈이 돈을 버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속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노동 소득 외 자본 소득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금융문맹은 ‘원금 보장’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현명하게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법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법 등에 대해 무지하다. 수입과 지출을 알맞게 관리하지 못하는 것 또한 금융 문맹의 특징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은 거의 없다. 그러나 금융 문맹의 수는 결코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020년 실시한 <2020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OECD가 제시한 기준에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기준) 미달하는 비율은 금융 지식 (소비자가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비교하고 적절한 정보에 입각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기본 지식), 금융 행위 (재무계획과 관리,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과 관련하여 소비자가 하는 행위), 금융 태도 별로 각각 전체 응답자 중 32%, 38%, 60% 수준이다. 다시 말해 한국인 10명 중, 3~6명은 금융 지식, 금융 행위, 금융 태도에서 낙제 수준이라는 것이다.

===================================================================

사이다 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 경이로움과 계약을 맺고 <어바웃머니>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바웃머니> 온라인 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747913

예스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015854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9309656

아래는 책을 리뷰하는 제 유튜브 링크입니다. 

귀차니즘으로 업데이트가 빈번하지는 않지만 수명이 긴 콘텐츠 위주로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o9KC93yBzA